만주벌판 호령한 대조영 후손이 한반도 남쪽으로 온 까닭은
경북 경산 태씨 집성촌에 36가구…태씨·대씨는 같은 성씨
(경산=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한반도 북부와 만주, 연해주에 걸친 고대국가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 후손들이 머나먼 남쪽 경북 경산에 집성촌을 형성해 산다는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끈다.
27일 경산시에 따르면 남천면 송백2리에 태씨 일가 70여명이 36가구를 이뤄 살고 있다.
태씨와 대씨는 같은 성씨다. 고려사에 '큰 대(大)'와 '클 태(太)'는 병용하는 글자로 나와 있다고 한다.
발해 멸망 후 세자 대광현이 망명하자 고려 태조가 태씨를 하사했다는 설, 동국통감에 대조영을 태조영으로 기술한 후 자손들이 태 씨로 칭했다는 설도 있다.
발해는 서기 698년부터 926년까지 한반도 북부와 만주, 연해주에 걸친 고구려 영토 대부분을 회복한 고대국가다.
당나라가 해동성국으로 부를 만큼 번성하다가 거란 침공에 내부 분열이 겹쳐 200여년 만에 멸망했다.
고려로 망명한 후손 중 일부는 16세기 후반 경산으로 이주해 터를 잡았다고 한다. 송백2리 주민 대부분이 태씨 일가다.
주민들은 해마다 춘분이면 마을에 있는 사찰(상현사)에서 대조영을 추모하는 향사를 주관한다.
경산시는 이를 모티브로 삼아 지난해부터 농촌건강 장수마을사업의 하나로 국비 1억원을 지원받아 마을 알리기 사업을 본격화했다.
집집이 담에 대조영 벽화를 그려 넣고 발해를 상징하는 로고를 새긴 깃발을 내거는 등 발해와 대조영을 테마로 마을이 변모하기 시작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발해 역사를 공부하려는 관광객 발길이 이어진다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경산시는 이 마을을 전국에 알리는 가칭 '발해 마을 종합 계발 계획'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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