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전 승리 샤라포바 "와일드카드 논란, 신경 쓰지 않는다"
오랜 라이벌 윌리엄스 임신 소식에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 시작" 축하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러시안 뷰티' 마리야 샤라포바(30·러시아)가 코트에 입장하자 관중석을 메운 4천500여 관중이 박수와 환호로 그를 환영했다.
26일(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포르셰 그랑프리 단식 본선 1회전에 출전한 샤라포바가 15개월 만에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주황색 상의에 연한 보라색 치마를 입고 나온 샤라포바는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서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와 15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뒤 이날 복귀전을 치렀다.
1회전 상대인 2015년 US오픈 준우승자 로베르타 빈치(36위·이탈리아)를 2-0(7-5 6-3)으로 제압한 샤라포바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순간을 오래 기다려 왔다"며 "세상에서 가장 좋은 기분을 느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승리가 확정된 후 마음껏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한 샤라포바는 '와일드카드 논란'에도 입을 열었다.
일부에서는 도핑 양성 반응으로 징계를 받은 샤라포바에게 본선 진출 자격을 주는 와일드카드를 부여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년 이상 투어 활동을 하지 않은 샤라포바는 와일드카드가 없이는 투어 대회에 나올 수 없다.
하지만 '상품성'이 뛰어난 샤라포바에게 이번 대회는 물론 5월 스페인, 이탈리아 대회 등에서 줄줄이 초청장을 보내고 있다.
샤라포바는 "(와일드카드 부여는) 내 일이 아니다"라며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했다는 이야기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런 기사나 소문들은 어차피 없어지기 마련이고 중요한 것은 코트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 하는 것"이라며 "와일드카드를 받았다고 해서 우승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을 때 "해당 약물이 2016년 1월부터 새로 금지 약물에 포함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던 샤라포바는 "징계에 대해 화를 내기보다 빨리 잊으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올해 1월 훈련을 시작하기 전까지 평범한 삶을 살았다"며 "공부도 하고 내 사업에도 더 신경을 썼으며 주위 사람들과 친분도 더욱 두텁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날 샤라포바를 상대한 빈치는 "공격적인 경기 스타일이나 서브 등이 여전했다"며 "샤라포바는 이길 자격이 있었다"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대회에 앞서 샤라포바에게 와일드카드를 주는 것이 잘못됐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는 빈치는 "사람들이 모두 '샤라포바의 첫 상대가 빈치'라고 이야기하는 바람에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웠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샤라포바는 또 오랜 라이벌인 세리나 윌리엄스(36·미국)의 임신 소식에 축하의 뜻을 전했다.
2004년 윔블던 결승에서 윌리엄스를 물리친 샤라포바는 "아기는 여성으로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윌리엄스 인생의 새로운 아름다운 페이지가 시작되는 것 같다"고 덕담했다.
샤라포바는 27일 에카테리나 마카로바(43위·러시아)와 8강 진출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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