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69.71

  • 8.02
  • 0.31%
코스닥

768.98

  • 6.85
  • 0.90%
1/5

'폐광촌 상동고의 살아남기'…마이스터고 전환 안간힘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폐광촌 상동고의 살아남기'…마이스터고 전환 안간힘

전교생 11명, 7명 졸업하면 초미니 학교…폐교 1순위

"자원·에너지 중심지였던 곳 첨단 마이스터고 설립을"

(영월=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 "3천 명이 넘던 초·중·고 학생이 지금은 겨우 50명 정도밖에 안 남았다."




학생 수 감소로 존폐위기에 내몰린 강원 영월군 상동읍 상동고등학교가 마이스터고 전환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영월군청 대회의실에서 영월 상동고 마이스터고 설립을 위한 공개 토론회가 박선규 군수, 김영철 도교육청 부교육감, 육동한 강원연구원장, 이정익 상동고 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석탄과 중석 생산지였던 영월군 상동읍의 경우 1980년대만 해도 강아지도 돈을 물고 다녔다고 할 정도로 번창했다.

그러나 석탄·중석을 대량 생산하던 1980년대 2만 명이 넘던 인구는 광산이 폐광된 지금 고작 1천170여 명에 불과하고 인구의 45%가 노인층일 만큼 고령화도 심각하다.

상동읍 황상훈 번영회장은 한때 3천 명이 넘던 초·중·고생이 지금은 겨우 50명 정도로 줄었다고 귀띔했다.

이 지역 유일한 공립고등학교로 개교 65년째를 맞는 상동고는 올해 전교생이 11명으로 3학년 7명이 졸업하면 10명 미만 초미니 학교로 전락한다. 교육부의 폐교 1순위에 포함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주민들은 폐교 위기에 처한 상동고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마이스터고로 전환돼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이스터고란 유망 분야의 특화된 산업 수요와 연계해 최고의 교육으로 젊은 기술명장(Meister)을 양성하는 전문계 고등학교다.

강원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에는 상동읍 주민들이 대거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토론회에서는 과거 국가 자원·에너지 공급의 중심지였던 영월 지역에 첨단 자원·에너지 마이스터고를 설립해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지역경제도 활성화해야 한다는데 목소리가 모였다.

황 번영회장은 "상동광산 재가동과 하이원테마파크 개장 등 지역 현안사업들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어 주민들의 실망감이 크다"며 "상동지역 경제 회생을 위해서도 마이스터고 설립은 반드시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선규 영월군수는 "마이스터고 설립은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내 인구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상동고의 마이스터고 전환은 상동읍 생존의 문제로 군은 절박한 각오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동고의 마이스터고 전환 추진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년여 동안 준비한 끝에 지난해 광물자원 생산·개발 분야로 신청했으나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에 학교와 주민들은 크게 낙심해 '우리는 뭘 해도 안돼'라는 자포자기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박선규 군수와 강원연구원, 강원도교육청 등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상동고 박응규 교감은 "군수님을 비롯해 동문회, 지역 주민 모두가 지역 경기 침체로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마당에 읍내에서 유일한 고등학교마저 없어지면 너무 삭막할 것"이라며 다시 신발 끈을 졸라맸다고 전했다.






힘을 얻은 상동고 이정익 교장과 박 교감은 곧바로 전국의 자원·에너지 관련 기업체·기관들을 찾아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영월과 충북 단양에 있는 시멘트회사와 동해안의 광물제련 관련업체 등 기업체들은 물론 전북 익산에 있는 광물자원공사 산하 마이닝센터·태백 광산안전센터, 대전 한국지질자원연구소, 한국광업협회, 강원대 자원에너지공학과 등을 찾아다녔다.

'어떻게 하면 차별화된, 질 좋은 취업처를 확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전국의 우수학생을 유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충분한 예산과 질높은 교육과정·교원을 확보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췄다.

광물·석유·가스 등 자원과 에너지 분야 산업체를 견학하고 실무자들을 만난 결과 학교 측은 현장의 인력이 대부분 고령화돼 있고 젊은 인력 양성이 제대로 안 돼 이 분야 마이스터고 설립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 교감은 "국내뿐 아니라 북한·몽골·아프리카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면서도 기술력이 부족한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상동고는 신청 분야를 지난해 '광물자원 생산·개발'에서 '자원·에너지' 분야로 합리적으로 변경하고, 학생 수도 당초 20명씩 3개과 60명에서 2개과 40명으로 줄여 과당 취업경쟁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상동고는 오는 9월초까지 마이스터고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할 예정이며, 교육부는 서류심사와 학교 실사를 거쳐 9월 중 발표할 전망이다.

ryu62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