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 진단] "코스피 새역사 쓴다…2,350선도 가능"(종합)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유현민 조민정 전명훈 기자 = 코스피가 26일 6년 만에 2,200선을 돌파하며 출발했다. 역대 최고치 돌파가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0.99포인트(0.50%) 오른 2,207.84로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5.52포인트(0.25%) 오른 2,202.37로 개장, 단숨에 2,200대로 진입했고 장중 한때는 2,210선까지 넘었다.
코스피 종가가 2,200을 넘고 장중 2,210선을 넘은 것은 2011년 5월 3일(종가기준 2,200.73, 장중 기준 2,228.04)) 이후 거의 6년 만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기업 실적이 큰 폭으로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세계적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북한발 지정학적 위험·프랑스 대선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완화한 것이 지수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져 지수의 역대 최고치 경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의 새역사가 조만간 시작된다는 관측인 셈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올해 코스피가 2,350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보다 지수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따른 강달러 기조로 올해 초 신흥국 증시가 다소 흔들렸다. 하지만 올해 환율의 큰 그림은 약달러라고 본다.
환율 흐름에 따라 선진국으로 빠져나갔던 자금이 신흥국으로 다시 들어오는 추세다.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상황이 좋은 한국과 대만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두 번째는 한국 기업 실적이다. 작년 상장기업 영업이익이 95조원이다. 올해는 시장 기대치는 130조원이다. 그 정도까지는 못 간다고 해도 적어도 사상 최초로 100조원은 넘을 수 있으리라고 예상한다.
여기에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드'(한국 증시 할인) 요소로 거론돼온 기업 지배구조(거버넌스), 대북 리스크, 낮은 배당이 해소되는 추세다.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지는 이유다.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 코스피는 3분기에 2,350까지 갈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 주도장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선호하는 주식 쪽에서 상승 동력이 나올 것이다.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정보기술(IT)·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과 금융업종이 지수 상승을 주도하겠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소재산업 쪽도 올라올 것으로 본다.
▲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최근 코스피 상승 요인은 세 가지다. 우선 지정학적 위험이 많이 해소됐다.
둘째로는 경기 회복이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한동안 꺾였는데 최근 글로벌 수출 지표가 좋게 나타나며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많이 사라졌다.
세 번째로는 기업 실적이다.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라 시장 기대치가 올라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특히 좋았지만, 삼성전자 이외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올라라고 있다.
우리 기업 실적이 작년부터 좋아지고 있었는데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2012년 이후 박스권에 계속 갇혀 있었다. 이제는 주가에 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다.
세 요인 중에 경기 회복과 실적 요인은 하반기까지 이어지겠고 이에 따라 지수는 연내 2,350까지 오르리라고 예상한다.
▲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최근 지수 상승은 해외시장이 워낙 좋았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감세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어제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000660]와 대우건설[047040], 현대산업[012630]개발 등이 이미 상향조정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소비자신뢰지수도 몇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좋은 지표들이 실적시즌에 몰려나오면서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증시가 오랫동안 박스권에 머물렀는데 그 상단을 벗어나는 모습이다. 최근 많이 올랐음에도 미국 증시와 동조현상은 아직 부족하다.
작년 하반기부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했다면, 최근 두어 달 동안에는 숨 고르기를 하면서 소외 종목들이 올랐다.
삼성전자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 또한, 삼성전자를 제외한 많은 기업이 아직도 저평가된 상태여서 실제 기업가치와 주가 간의 차이를 줄여나가는 과정에 있다. 이들 기업이 오르면서 코스피가 상승할 것으로 본다.
작년 말부터 화학, 건설 등 인플레이션 모멘텀을 가진 종목들을 추천해왔는데 최근 주가 흐름은 이 모멘텀이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
국내외 상황 때문에 억제돼 있던 코스피가 이제야 원래 가려던 길을 순리대로 가는 것으로 본다.
지난 5년간 깨지지 않은 박스권 상단이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이었는데 이제는 의미가 없다.
과거 코스피 기업들은 순이익 70조∼80조원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주가순자산비율(PER) 10배가 중심축이었고 거기서 박스권 상단이 형성됐다.
그런데 작년 순이익이 100조원에 가깝고 올해 시장 기대치는 130조원이다. 애널리스트들의 낙관적 기대치를 좀 낮춰도 100조원이 넘는다.
순이익 수준이 명확하게 올라갔다. 이제 코스피가 올라가는 게 순리다.
지난 5년간 코스피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달러의 강세였다. 외국인 입장에서 비 달러권에 투자할 때 환차손 때문에 우리 시장의 매력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트럼프 정책의 핵심이 약달러 기조로 가면서 외국인들이 비달러자산에 투자하게 됐다.
이 두 가지 환경이 겹쳐 지수가 2,350까지 가는 데는 걸림돌이 없다.
그동안 국내 정치 상황, 사드 등 외교적 문제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잠시 주춤했지만, 그런 문제도 해소 국면이다.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고 경기 부양 노력도 이어지겠고 바깥으로는 수출 환경도 좋다.
inishmor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