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 풍경이 아닌 나를 찍는 시대…'셀피'展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사진 중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을 보면 휴대전화로 자기 자신을 찍은 사진이 차고 넘친다. 사람들은 멋진 배경 앞에서 촬영한 '셀카'(셀프카메라 사진)로 존재를 드러내고 타인과 소통한다.
종로구 사비나미술관에서 26일부터 열리는 기획전 '셀피-나를 찍는 사람들'은 현대인의 유행으로 자리 잡은 셀카 현상에 주목한다. 전시 제목인 셀피(Selfie)는 2013년 옥스퍼드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던 말로, 이른바 콩글리시인 셀카를 대체하는 용어다.
이번 전시를 위해 미술관은 사진을 찍기 좋은 포토존으로 바뀌었다. 1층에는 '#셀스타'(#SELSTAR)라는 대형 글자가 환한 불빛을 뿜어내는 김가람의 설치 작품이 놓였다.
또 지하 1층에는 전쟁을 소재로 만든 스티커를 들고 증명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안지미·이부록 부부의 프로젝트 '업셋프레스'와 거울을 마주한 채 포즈를 취하다 원하는 순간에 셔터를 눌러 흑백사진을 찍는 '#자화상 사진관'이 마련됐다.
서로 다른 위치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 4대가 찍은 동영상을 4등분 한 화면에 모아 보여주는 한경우의 '가까운 만남'은 온라인 공간에서 만나 소통하는 현대인의 일면을 보여준다.
미술관 2층에서는 고상우의 자화상과 김인숙·벤야민 라베의 셀피 분석 프로젝트, 미술계 종사자와 미술 애호가 310명을 대상으로 셀피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등을 볼 수 있다.
사비나미술관 관계자는 "셀피는 혼란스럽고 각박한 현실에서 도피하고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의 산물"이라며 "21세기형 자화상인 인증샷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습성을 전시로 풀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4일까지. 관람료는 성인 5천원, 어린이와 청소년 3천원. ☎ 02-736-4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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