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로 갈린 프랑스… 일자리·교육으로 나뉜 마크롱·르펜 득표
"'러스트 벨트' 젊은층, 르펜 선택…트럼프·브렉시트에 투표한 것과 같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23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1, 2위를 차지한 중도신당 '앙마르슈'(전진)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극우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후보는 프랑스를 동서로 양분하며 결선에 진출했다.
프랑스 내무부가 공개한 지역별 최다득표자 분포현황을 보면 마크롱은 프랑스 서쪽에서, 르펜은 프랑스 동쪽을 거의 휩쓸었다.
1차 투표 공식 결과, 마크롱은 23.8%, 르펜은 21.5%를 각각 득표해 결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르펜은 프랑스 북동부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이 지역은 지난 2012년 대선 결선에서 부진했던 곳이다.
특히 르펜은 파리 북동부의 엔(Aisne) 주(州)에서 최고득표율을 기록했다. 유권자 3명 중 1명이 르펜을 지지했다. 마크롱과는 더블스코어로 이겼다.
반면 르펜이 수도 파리에선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파리는 마크롱의 핵심 지지기반이었다. 마크롱은 파리에서 자신의 최고득표율인 34.8%를 얻었다.
투표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들은 마크롱과 르펜 지지층을 나누는 최대 요소로 교육과 고용을 꼽았는데 투표 결과는 이런 전망이 맞아떨어졌음을 보여준다.
르펜은 도널드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국수주의를 내세우면서 동시에 프랑스 국민의 경제 번영을 약속했다.
프랑스 내무부가 공개한 지역별 득표율 1위 현황 분포를 보면 마크롱은 경제활동이 상대적으로 가장 나은 지역들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르펜은 경제활동이 상대적으로 가장 부진한 지역들을 휩쓸면서 결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학력 수준을 놓고서도 마크롱과 르펜의 지지층은 뚜렷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언론인 안느 엘리자베스 무테는 BBC와 인터뷰에서 세계화의 부정적인 영향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들에 거주하는 많은 젊은 층이 르펜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역)의 많은 유권자가 좌파에 투표하곤 했지만 이번엔 달랐다면서 "그들은 트럼프 지지층과 브렉시트 지지층과 같다. 세계화가 그들을 매우 나쁘게 만들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젊은이는 르펜의 부친 장 마리 르펜이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등 국민전선의 초기 역사를 거의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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