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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약탈 사망자 22명 침묵 추모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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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약탈 사망자 22명 침묵 추모 행진

정부, 외국 언론에 '반정부 시위 진실 보도' 촉구…부통령 대화 강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이달 들어 계속된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와 혼란에 따른 약탈 등으로 숨진 이들을 위한 추모 행진이 열렸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도 우파 야권 지도자들과 수천 명의 시위대는 전날 수도 카라카스와 전국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와 약탈 등으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흰옷을 입고 침묵 행진을 했다.

카라카스 시내 로마가톨릭 대교구 앞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참석한 가운데 추모 미사가 열렸다.

일부 시위대는 정권 지지층이 밀집한 시내 빈민 지역까지도 진출했다. 일부 외신이 야당 의원을 인용해 베를린 장벽을 넘은 것으로 비유했지만 앞서 카라카스 일부 빈민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목격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반정부 시위와 관련, 외국 언론을 향해 진실에 기반을 두고 접근 가능한 보도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VTV 등이 전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외교부 장관은 "베네수엘라는 매우 공격적인 세계 언론의 조직적인 활동에 직면해 있다"면서 외국언론이 책임 있게 정보를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로드리게스 장관이 전날 외국 언론인들과 면담한 후 나온 발언이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정보통신부 장관도 특정 집단이 쿠데타를 유도하기 위한 국제적인 의견을 만들려고 모색하고 있지만 이런 시도가 정부 전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의 배후 지원을 받은 야권과 보수층이 태업 등 경제전쟁과 함께 폭력 시위를 벌여 사회 혼란과 정부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타렉 엘 아이사미 부통령은 최근 대화만이 정부와 야권의 이견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재확인했다고 관영통신 AVN이 전했다.

그는 "대화와 정치적 인정이 나라의 민주적인 제도를 강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조치"라며 "우리에게 대화는 선택이 아니라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야권과 지지자들은 최근 대법원의 의회 입법권 대행 시도와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야권 지도자의 15년간 공직 선거 출마 금지에 대해 독재를 위한 쿠데타라고 강력히 반발하며 3주째 시위를 이어왔다.

반정부 시위와 혼란을 틈탄 폭동과 약탈로 사망자가 최소 22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20일 밤 수도 카라카스에서 시위 현장 근처에 있던 한 남성이 총격을 받아 숨지고, 남서부 옐 바예 지역에서는 한 제과점을 약탈하려던 9명이 가게 안에서 감전돼 목숨을 잃는 등 최소 11명이 사망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혼란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일 반정부 시위대가 공립 모자 병원을 공격해 54명의 어린이를 불에 태워죽이려고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수도 카라카스 볼리바리안 리베라토르 자치구를 담당하는 호르헤 로드리게스 구청장은 "시위대가 병원에 난입해 쓰레기에 불을 질렀으며 막대기와 돌로 환자들을 위협했다"면서 "어린이 환자들이 무사히 대피했지만, 병원시설이 많이 부서졌다"고 말했다.

중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는 현재까지 공식집계된 사망자 22명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류했다. 약탈 도중 감전사한 9명과 반정부 시위대의 차에 치여 숨진 경찰관 등 6명 등 15명은 야권에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텔레수르는 3명의 사망자의 책임을 가리기 위한 수사가 진행중이며, 지난 10일 반정부 시위 도중 경찰의 발포로 숨진 20세 대학생 1명만이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보도했다. 3명은 반정부 시위와 무관한 일반 강도 사건 등으로 숨졌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망자 대부분이 정부의 발포나 친정부 시위대의 소행이라고 전한 외국 언론의 보도와는 상반된 분석이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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