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사전문의했다? 안했다?…文-宋, 물고 물리는 진실공방
北 인권결의안 기권방침 사전문의 놓고 또 진실싸움
'宋 회고록' 출간 이후 6개월 만에 재부각…대선정국 변수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진실공방이 6개월 만에 또다시 점화하면서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정국의 대형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논란의 핵심은 2007년 노무현 정부가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방침을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했느냐다. 작년 말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당시와 판박이다.
송 전 장관은 작년 10월 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참여정부의 '사전문의'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 문 후보와 진실공방을 벌인 바 있다.
이후 잠잠하던 송 전 장관은 지난 21일 결정적 증거라며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 표결 전 정부가 북한에 사전문의를 한 정황을 담은 메모를 공개했다.
송 전 장관은 이날 "그것(자신이 공개한 메모)을 보고도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문 후보가 직접 대답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문 후보 측은 기권 결정을 먼저 내린 뒤 북한에 사후 통보했다고 반박, 진실공방은 2차전으로 돌입하게 됐다.
문 후보 측은 작년에 똑같은 주장을 하며 진실공방을 벌인 송 전 장관이 대선을 목전에 둔 지금 또다시 같은 의혹을 제기한 것에 의심을 눈길을 보내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 21일 송 전 장관의 주장을 "지난 대선 때 NLL(북방한계선)과 같은 제2의 북풍공작으로, 선거를 좌우하려는 비열한 새로운 색깔론"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을 비롯한 타 정당 후보 측의 공격이 거세지며 안보 이슈가 급부상하자 문 후보 측은 당시 정부기록물의 일부를 공개하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문 후보 측은 23일 ▲ 11월 16일 노 전 대통령 주재 관저회의 자료 발췌본 ▲ 11월 18일 청와대 서별관 회의 외교안보 간담회 배석자의 기록 ▲11월 18일 외교안보 간담회에서 논의된 대북 통지문 주요 내용 등 3가지 문건을 맞공개했다.
이는 2007년 11월 16일 회의에서 기권·찬성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18일 외교안보 간담회에서 북한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자는 식으로 논의가 진행됐다는 송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다.
문 후보 측은 이날 추가 문건 공개에 따라 정부가 북한의 반응을 알아보기에 앞서 기권을 먼저 결정했으며, 문 후보가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이 기권을 결정했다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논란이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 대변인인 김경수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 자료에서 인권결의안 논란의 핵심쟁점이었던 '문 후보가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을 결정했다'는 허위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과정에서 문 후보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전 장관은 문 후보의 주장에 대해 표결 직전까지 문 후보 관여 하에 논의가 진행됐다며 재반박했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07년) 11월 16일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기권 쪽으로 정해졌을 수 있지만, 당시 주무장관이었던 내가 반대하며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친서까지 보냈다"면서 정부 입장을 정하는 논의가 표결(한국시간 11월 21일 새벽) 직전인 11월 20일까지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11월 20일 당시 청와대에서 관계관이 유엔주재 대표부에서 온 (한국의 인권결의안 찬성에 북한이 극렬 반대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보고서대로 '찬성'하자고 했더니 문 실장(문재인)은 '남북채널의 반응이 중요하니 함께 보고 결정하자'고 했다"며 자신이 이 같은 내용을 당시 청와대로부터 전달받았다고도 했다.
진실공방이 첨예화면서 비문 진영은 문 후보의 거짓 해명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인다.
국민의당 김유정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김경수 대변인이 발표한 반박자료도 북에 물어봤다는 사실을 뒤집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공개된 문건과 발언들을 종합해보면 결국 북한에 물어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후보 측 유은혜 대변인은 "그동안 문 후보에 대한 색깔론 공격이 근거 없는 허위임이 드러났다"며 "(이번 의혹 제기는) 2012년 대선 당시 북풍공작으로 드러난 NLL 재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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