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노동집약산업서 경쟁력 없어요"…베트남 진출한 中企 사장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지로 중국이 지고 베트남과 미국이 뜨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성장둔화, 자국 기업 우대정책, 노동임금 상승 등 때문에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감소한 중국에서 눈을 돌려 선진기술의 보고인 미국과 성장하는 베트남으로 향한다.
베트남은 높은 경제성장률, 젊은 노동력 및 저렴한 임금 덕분에 중소기업들의 현지진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넥스트 차이나'다.
화장품 제조업체인 ㈜새롬코스메틱은 2014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5곳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80여 개 드럭스토어와 온라인 쇼핑몰 등에도 입점해 있다.
김은호 새롬코스메틱 대표는 24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화장품 기업이 성장하려면 브랜드를 키워야 하는데 국내나 중국 시장에는 대기업 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있어 중소기업은 하도급 정도밖에 할 수 없다"며 "그래서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아직 적은 베트남에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베트남은 인구가 많고 소비 여력이 있는 젊은이들이 다수여서 시장으로서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생각만큼 매출이 확 오르지는 않았으나 꾸준히 자사 브랜드인 '루브스킨'(LUVSKIN)를 알리면서 사업하다 보면 실망하지 않을 나라가 베트남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김 대표는 "베트남이 인건비 측면에서도 메리트가 있어 2∼3년 안에 공장을 설립할 생각도 있다"며 "지금 있는 국내 공장은 내수용으로 돌리고 베트남에 지을 공장은 수출 쪽으로 운영해보려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2월 개성공단 폐쇄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들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대체공장을 짓는 곳으로 선택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의류기업인 '나인모드'는 베트남 하노이 인근 흥옌성에 지난해 7월 대체공장을 짓고 500명 정도 노동자들을 고용해 가동하고 있다.
'나인모드' 관계자는 "중국은 이미 5년 전부터 섬유·봉제 등 노동집약적 산업들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베트남도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인력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가운데 개성공단 폐쇄 이후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은 10곳이 넘는다.
선진기술을 도입하고 현지에 좀 더 수월히 적응하기 위해 현지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도 많다.
국내 교육(에듀테크)기업인 에스티유니타스는 올해 2월 미국 대표 사교육 기업인 '프린스턴 리뷰'를 인수하고 글로벌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지난 2010년 4월 설립돼 이제 7년 됐지만 연 매출 4천억 원, 고용 1천200명에 이를 정도로 교육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프린스턴 리뷰는 전 세계 20개국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매년 150만 명 이상의 수험생을 미국 명문대 등에 진학시키는 인지도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번 인수로 프린스턴 리뷰의 경영권을 100% 확보한 에스티유니타스는 프린스턴 리뷰의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더해 글로벌 진출 또한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인 한국콜마는 지난해 9월 북미 최대 화장품·미용용품 전문기업인 웜저(Wormser Corporation)와 미국 화장품 ODM 회사인 '프로세스 테크놀로지스 앤드 패키징'(PTP)을 인수했다.
한국콜마가 PTP 지분 51%, 웜저가 49%를 각각 소유한다. 한국콜마는 연구개발 및 생산 부문을, 웜저는 영업 및 마케팅 부문을 담당한다.
PTP의 색조 분야 기술력에 한국콜마의 기초 화장품 기술력과 웜저의 네트워크를 더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PTP사 인수가 북미 및 남미 시장 개척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1년이 되지 않은 시간 동안 PTP사의 거래처가 많이 확대되고 영업도 활성화돼 올해 매출이 지난해 2배 정도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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