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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잔류 이유 대라" 호주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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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잔류 이유 대라" 호주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란

연방정부, 지방이전 압박…"부작용 크다" 비판 목소리 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연방정부가 추진하는 정부 산하기관들의 지방이전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연방정부는 수도 캔버라에 있는 각 부처 산하기관들의 지방이전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특히 지난 19일에는 각 부처에 오는 8월까지 산하기관들이 캔버라나 대도시에 머물러야 할 이유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것으로 인정되면 지방이전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지역개발부의 피오나 나시 장관은 지방분산 정책은 정부 전체에 적용돼야 한다며 정부가 우선 모범을 보이고 민간기업이 뒤따를 것을 기대했다고 호주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나시 장관은 성공적인 지방이전 사례라며 일부 기관들의 이전을 소개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의 1차산업부, 곡물연구개발공사, 사회보장서비스 기관인 센터링크(Centrelink)와 증권투자위원회(ASIC) 콜센터들, 교통사고위원회 등이 성공적으로 이전했고, 상해보험청(NDIA)도 곧 옮겨갈 예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관들의 지방이전을 우려하거나 비판하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연립여당 국민당의 대표인 바너비 조이스 농업장관이 자신의 지역구로 농약·수의학청(APVMA)을 이전하기로 한 것이 효율을 고려한 것이라기보다는 선심성 사업이라는 비난이 커지면서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국민당은 농촌을 핵심 지지 기반으로 하는 만큼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총선 때 APVMA 이전이 발표된 뒤 핵심인력인 과학자들을 포함해 직원의 약 절반이 이탈한 것으로 알려지고, 카리나 아시 APVMA 청장이 조이스 장관과 갈등을 빚다 20일 전격적으로 사임한 것도 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생산성위원회는 공공기관 지방 분산 정책이 비용이 많이 들고 핵심인력의 이탈을 불러 본래 기능을 약화하는 등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면밀한 사전 검토를 요구했다.

독립 싱크탱크인 그래턴 연구소도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관련한 현재의 움직임은 "완전히 잘못됐다"며 100년에 걸친 지방 분산 정책이 지역 발전을 끌어내지 못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연구소는 경제 활동은 갈수록 주요 도시에 집중되는 만큼 억지로 공공기관을 이전시키기보다는 지방 주민들에게 새 기술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수도 캔버라에는 각종 지식과 전문적 기술이 몰리는 만큼 공무원들이 이들에게서 멀어지는 것이 효율성을 떨어트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요 야당 노동당 측은 정부가 효율과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정부 기관들을 따로따로 떼어놓아 더 비효율적으로 만드는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위선적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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