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서있기도 힘들어 펄 한웅큼씩 퍼내…"언제" 가족 선상 오열
내부 들어간 미수습자 가족 사흘 수색에 7m 진입에 아연실색 "대안 마련해달라"
(목포=연합뉴스) 장덕종 김근주 박철홍 기자 = 세월호 수색 3일 차 2개의 선체 진입로가 개척됐지만 내부 훼손이 심해 수색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수색방법으로는 수개월이 지나도 위험성만 높아지고 수색 진척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미수습자 가족들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1일 오전 7시 30분께 수색 시작 전 세월호가 거치 된 목포 신항에는 날카로운 여성의 울부짖음이 울려 퍼졌다.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이날 수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수색 시작 전에 옆으로 누워 있는 세월호 선체에 올랐다.
현장수습본부 측은 이를 만류하다가 가족들 호소에 한발 물러섰다.
이씨는 좌현 4층 선수 1번 진입로 안을 들여다보고 이틀 반의 기간 동안 고작 7m 전진한 흔적에 이내 맥이 풀리고 말았다.
7m 안쪽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세월호 선체 좌현이 침몰과 인양 당시 충격으로 안쪽으로 휘어져 움푹 들어가 있고 보강재까지 받혀져 있어서 사람이 서 있을 수도 없었다.
허리를 숙여 기어들어 틈 속을 파고 들어가며 펄을 모종삽으로 한웅큼씩 퍼내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씨는 전했다.
전날 개척한 4층 선수 남학생 객실 후미의 2번 수색 진입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내부 구조물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전날에는 문과 구조물들을 일일이 내부에서 부숴 꺼내느라 겨우 진입로 앞에 수색작업이 머물고 있다.
미수습자 가족은 이런 상태로라면 3개월 수색 기간은 커녕 몇 년이 지나도 끝내지 못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답답한 마음에 해수부, 선체조사위원회, 선체 정리업체인 코리아쌀베지 측에 수색방법 개선 등을 문의했지만 "논의 중이다", "협의해야 한다", "두고 보자"는 답만 되돌아 왔다. 숨을 쉬기 힘들 만큼 답답해졌다.
하지만 3년 전 세월호 참사 직후 수중 수색 상황과 달라진 게 없었다.
"주도적으로 책임지고 어떻게 하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는 형국이었다.
특히 인양을 완료한 이후 해수부 직원들도 다수 철수하고 현장엔 해수부와 선체조사위 등으로 여러 분야로 나뉘면서 누군가 주체로 나서 확답을 해주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힘들어했다.
가족들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수색 방안을 개선하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9명 수습이 최우선이라는데, 과연 지금 수색이 그렇게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해수부·선조위·코리아쌀베지 측에게 "신속하게 새로운 수색방법 대안을 도출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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