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56.15

  • 37.64
  • 1.45%
코스닥

743.06

  • 4.87
  • 0.66%
1/3

서정이 풍부했던 교사·기자…'형제 수필가' 탄생 신고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서정이 풍부했던 교사·기자…'형제 수필가' 탄생 신고

'지리산 수필가' 형 이어 현장 누비던 동생 합류 "공동 수필집 내고 싶어"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에서 형제 수필가가 탄생해 화제다.

형제 수필가는 전국에서도 드문 사례다.

주인공은 백남오(61·경남대 청년작가아카데미 초빙교수)·남경(54·부산일보 기자) 씨 형제다.

형 남오 씨는 2004년 수필 '지리산의 만추'(서정시학)로 등단했다.

백 교수는 30년간 고등학교 교사를 지내다 수필가이자 문학평론가로 변신했다.

그가 쓴 지리산 이야기 '겨울밤 세석에서'라는 작품 전문은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다.

산을 좋아하는 백 교수는 지리산 수필가로 불린다.

그는 수필집 '지리산 황금능선의 봄', '지리산 빗점골의 가을', '지리산 세석고원의 여름' 등을 잇따라 펴냈다.






동생 남경 씨는 형님과 닮은 꼴이다.

그는 언론사에 입사한 지 30년째인 올해 봄 등단했다.

30년 전 군에서 제대한 후 고령의 아버지·어머니와 함께 두메산골에서 농사를 짓던 시절 얘기를 수필 '땅심 연주'(에세이스트)에 담았다.

""이랴, 쇠야! "하며 소를 부리던 아버지의 그 연주소리는 구성지고 독특했다. 내가 어렸을 때 그 소리를 남들이 들으면 왠지 모르게 부끄러웠다. (중략) 나도 그렇게 했다. 동네 사람들은 나의 소리를 듣고 아버지를 빼닮았다며 배를 잡고 웃어대기도 했다. (중략) 아버지와 나의 연주소리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가 되자 사람들은 더 이상 웃지 않았다. 그렇게 농자가 된 나는, 매일매일 그 하모니 속으로 들어갔다."

이후 수필 '돌쩌귀의 삶'(부산가톨릭문학)도 신인상 작품으로 뽑히면서 그는 수필가로 본격 등단했다.

백 기자를 수필가로 이끈 사람은 역시 형이다.

형은 동생에게 수필 동호인 모임을 통해 지도하고 어려울 때마다 용기를 불어넣었다.

백 기자는 "사실에 충실한 기사체 문장습관을 수필 문장과 구조로 전환하느라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르곤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앞으로 취재 과정에서 겪었던 사건이나 에피소드를 수필로 형상화하는 데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형 남오 씨는 "기자생활을 하다 수필가로 전환하기가 어려운데 기특하다"며 기자 동생을 치켜세우곤 "동생과 함께 같은 길을 걷게 돼 행복하다"고 밝게 웃었다.

두 사람은 지난 9일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뛰놀던 고향 의령 머릿골에서 문우들로부터 형제 수필가 탄생을 기념하는 따뜻한 축하를 받았다.

형제는 "때가 되면 우애가 가득한 공동 수필집을 꼭 펴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choi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