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하수 취수량 늘려달라" 한국공항 요구 심사 유보
도 지하수관리위원회, 격론 끝에 결정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한진그룹 계열 한국공항의 제주 지하수 취수량 증량 요구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제주도 지하수관리위원회는 20일 오후 제주도청 2청사에서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량 1일 50t 증량 요구에 대해 심사해 '유보'로 결정했다.
심사에 참석한 위원 10명 중 8명은 3시간 30분 동안 격론을 벌이다 결국 '필요한 물량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라'는 이유를 달아 심사를 유보했다.
한국공항은 지난달 31일 증가하는 항공승객 수요 충족을 위해 현재 월 3천t(1일 100t)인 지하수 취수량을 월 4천500t(1일 150t)으로 늘려달라고 신청했다.
한국공항은 증량 신청 당시 "제주퓨어워터 생산량의 70% 이상을 대한항공과 진에어에 공급하고 있으나 현재 취수량으로는 연평균 8∼9% 꾸준히 증가하는 항공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증량 요청은 항공승객에 대한 서비스 향상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내 1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 "지난해 지하수 증산을 시도했다가 도민사회의 호된 질책을 받았던 한진그룹이 조기 대선이라는 국면을 틈타 1년도 안 돼 또다시 증산시도에 나섰다"며 "한진그룹은 제주도 지하수를 향한 탐욕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제주도는 지난 1993년 제주도개발특별법에 따라 1일 200t의 지하수 취수를 허가했으며, 1996년 1일 100t으로 감량해 현재까지 취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도 지하수관리위는 지난해 5월 월 6천t(1일 200t)으로 늘려달라는 한국공항의 증량 신청을 심의해 부결 처리한 바 있다.
kh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