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 통합우승이냐, 삼성 11년만에 정상 탈환이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2일 시작…사이먼 vs 라틀리프 골밑 대결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사상 첫 선수-코치-감독 우승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최강자를 가리는 챔피언결정전이 22일부터 정규리그 1위 안양 KGC인삼공사와 3위 서울 삼성의 대결로 펼쳐진다.
7전 4승제로 진행되는 챔피언결정전은 최종 7차전까지 갈 경우 5월 4일에 막을 내리게 된다.
인삼공사와 삼성은 나란히 골밑에 강력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데다 포지션별로 매치업이 잘 이뤄져 치열한 명승부가 기대된다.
먼저 정규리그 1위 인삼공사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 모비스를 3전 전승으로 물리치고 일찌감치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고 있다.
4강 3차전을 14일에 끝낸 인삼공사는 1주일 넘게 쉬고 1차전을 맞게 돼 체력적으로 유리하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오세근(30·200㎝), 오세근과 치열한 MVP 경쟁을 벌인 이정현(30·191㎝)이 내외곽을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사씨 브라더스'로 불리는 데이비드 사이먼(35·203㎝)과 키퍼 사익스(24·178㎝)가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어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위라는 평이다.
이에 맞서는 삼성은 6강과 4강 플레이오프를 모두 최종 5차전까지 치르느라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3월 31일 6강 1차전부터 19일 끝난 4강 5차전까지 20일간 10경기를 했다.
이틀을 쉬고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 나서는 삼성은 경기 일정상 22, 23일에 1, 2차전을 연달아 치르는 점도 불리하다.
그러나 정규리그 인삼공사와 맞대결에서 4승 2패로 우위를 보였고, 플레이오프에서 연일 괴력을 발휘하는 리카르도 라틀리프(28·199㎝)의 존재가 든든하다.
2012-2013시즌부터 울산 모비스에서 라틀리프와 함께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낸 문태영(39·194㎝)도 큰 경기에 강한 스타일이다.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31.7점을 넣고 리바운드 12.3개를 잡아낸 사이먼과 28점에 15.8리바운드의 성적을 낸 라틀리프가 육중한 체구를 이끌고 골밑에서 충돌한다.
정규리그 6라운드 MVP에 뽑힌 인삼공사 사익스는 삼성의 베테랑 가드 주희정(40·181㎝)과 김태술(33·180㎝)이 견제한다.
공교롭게도 주희정은 2005년부터 2009년, 김태술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인삼공사에서 뛴 적이 있어 '친정'을 상대로 칼날을 겨누게 됐다.
여기에 만나기만 하면 공격과 수비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는 삼성 문태영과 인삼공사 양희종(33·194㎝)의 매치업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인삼공사 김승기(45) 감독은 프로농구 최초로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하는 인물에 도전한다.
김 감독은 원주 TG(현 원주 동부)에서 선수로 뛸 때인 2002-2003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고, 코치로는 2007-2008시즌 역시 동부에서 우승 반지를 꼈다.
오세근은 이번 시즌 올스타전과 정규리그 MVP를 독식해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받으면 한 시즌에 'MVP 3관왕'이 된다.
이 기록은 2007-2008시즌 김주성(동부)이 한 차례 달성한 바 있다.
이상민(45) 감독이 지휘하는 삼성은 2005-2006시즌 이후 11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하며 '농구 명가'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삼성은 이후 2007-2008, 2008-2009시즌에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연달아 준우승했고 이번에 8년 만에 챔피언전 무대에 복귀했다.
2011-2012시즌, 2014-2015시즌 등 최근 최하위를 두 번이나 하며 구겨진 '명가'의 자존심을 올해 우승으로 되찾겠다는 각오다.
또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 인삼공사에 1승 3패로 져 탈락한 아픔을 되갚는 것도 '우승 보너스'가 될 수 있다.
현역 시절 '명 가드'로 이름을 날렸던 김승기 감독과 이상민 감독의 '벤치 지략 대결'도 이번 챔피언결정전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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