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머 전 MS CEO, 정부지출 전방위 분석 'USA팩트' 만들어
세금 어디에 얼마 썼는지 파악 가능…"정부판 기업공시"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가 미국 정부의 수입과 지출을 전방위로 분석할 수 있는 온라인포털사이트 USA팩트(Facts·사실)를 만들어 공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이 사이트(https://usafacts.org/)에 접속하면 미국 70여 개 기관과 130개 정부 데이터베이스에서 모은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방정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가 납세자의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센트 단위까지 파악할 수 있다.
평상시 기업공시에 익숙한 그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방정부의 부문별 지출도 기업공시처럼 정리했다.
이를 통해 의원들과 정부 당국자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고 발머는 덧붙였다.
발머는 FT와 인터뷰에서 "MS에서 사람들이 같은 종류의 데이터를 보면 비슷한 결론에 이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나는 숫자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숫자가 형용사보다 정확하기 때문에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MS에 있을 때 아마존이나 애플 등 경쟁사가 무엇을 하는지 깊이 있게 알고 싶을 경우 기업공시를 찾아보곤 했다"면서 "기업공시자료는 얻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깊이 있는 자료이고,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USA팩트는 일종의 정부판 기업공시라고 발머는 풀이했다.
그는 "우리 세금이 실제로 어떻게 흐르는지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다"면서 "개선과 효율을 위한 여지는 항상 있지만, 내가 내는 세금과 그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 만족감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발머가 USA팩트를 만들게 된 계기는 아내와의 대화였다.
2014년 13년간의 재임 끝에 57세로 MS CEO에서 물러난 그는 아내가 자선사업을 도우라고 하자, "정부가 가난한 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충분한 세금을 냈다"며 거절했다.
이에 아내가 정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있다며 반박하자, 정부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알아내고 싶어 이 일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기준 재산이 308억 달러(약 35조 원)인 발머는 미국프로농구구단 LA 클리퍼스를 인수해 구단주를 맡고 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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