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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망하고 운임 40배 오르기도…선사들 "바닥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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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망하고 운임 40배 오르기도…선사들 "바닥 쳤다"

한미 해상운송 세미나 열려…머스크 "한진해운 파산, 우리 의도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2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한국에서 브라질 산토스까지 50달러였던 운임이 한진사태 이후 2천달러까지, 100달러였던 유럽행 운임은 1천달러까지 치솟았다."

김선미 DHL코리아 전무는 19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한-미 해상운송의 현황 및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화주와 선사, 선주협회, 해수부가 참석해 한진해운 파산과 관련해 각자의 입장을 나눴다.

화주들은 한진사태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털어놓으면서 운임료 상승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김 전무는 "작년 9월 한진사태 후 연말까지 전 세계 DHL지점으로부터 하루에 1천통 이상 문의 메일이 쏟아져 전담 직원 5명을 추가 배치하는 등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며 "한진해운 쪽은 전화연결조차 안 되고, 부산항에 묶여 있는 화물을 다른 배를 섭외해 목적지까지 보내느라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컨테이너선박은 통상 장기계약이 맺어져 있기에 급히 화물을 싣기 위해서는 선사가 부르는 대로 운임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고 김 전무는 전했다.

수출운임이 최고 40배까지 오른 것은 물론 4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유럽발 한국행 운임이 기존 800달러에서 2천300달러까지 올랐다고 한다.

에드워드 김 코스트코 코리아 부사장도 "한진해운 파산 영향으로 미국 동부에서 한국으로 오는 컨테이너선 수급이 대폭 줄어 동부 물량까지 내륙을 통해 서부항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며 "운임 역시 2% 내외 상승했고, 무엇보다 원하는 상품을 정시에 받아야 하는데 선박 운항 스케쥴에 버거움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13개 매장을 운영하는 코스트코의 연간 매출 약 4조원 가운데 3분의 1이 수입상품에서 발생하고, 이 중 미국에서 들여오는 물량이 62%를 차지한다.

김 부사장은 "해운운임은 확실히 상승하기에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쳐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다시 수출물량 가격에 영향을 줘 국가경쟁력을 약화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해운산업은 한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주협회 김영무 부회장 역시 "미주시장을 취항하는 선박은 한진해운 선박이 빠진 만큼 줄었고, 이에 따라 운임이 미국 동안은 80% 이상, 서안은 50% 정도 상승했다"며 "한진해운의 미주시장 점유율이 7.6%로 4위였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최근 운임이 오르것은 사실이지만,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선박 공급량 대비 화물량이 적어 한동안 운임이 비정상적으로 낮았다는 반응이다.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의 팀 스미스 부사장은 "작년 4/4분기에 운임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를 항해했다.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지만 폭풍우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나이키 운동화 한 켤레를 생산해 유럽에 100달러에 판다고 쳤을 때 선박 운송비는 1달러도 안 된다고 한다.

스미스 부사장은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지난 2년간 많은 국가의 정부가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해운산업은 자유로운 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물동량이 늘기에 보호무역은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011200] 김정범 전무는 "화주분들이 운임상승에 따른 부담감을 얘기했는데, 심각한 저운임 때문에 선사들이 재정압박을 받아 파산하고 합병했다"며 "너무 높은 운임을 원하는 게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합리적 가격을 원한다"고 힘줘 말했다.

전재우 해수부 해운정책 과장은 "운임이 작년보다 조금 올랐지만,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낮은 상태였던 것을 감안하면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2020년까지 선박이 많은 상태이기에 장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사와 화주 측은 한진해운 파산 이유에 대해서도 미묘한 입장차를 나타냈다.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머스크가 의도적으로 운임을 낮춰 한진해운 파산 원인을 제공했다는 일부 의혹이 있었다. 진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머스크의 스미스 부사장은 이에 "정말 실망스럽다. 머스크의 전 세계 점유율이 15%인데 이 정도 회사가 전체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며 "물동량 대비 선박 공급량이 너무 많아 운임이 버텨내지 못할 만큼 떨어진 것이지 (의도했다는 것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비정상적으로 낮은 운임으로 수출기업들이 이익을 봤다'는 식의 발언이 나오자 화주 측도 반박했다.

코스트코 코리아 김 부사장은 "5∼6년 전까지는 한진해운을 이용했지만, 자체적으로 검토했을 때 위험부담(리스크)이 많은 회사라는 결론을 내리고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이용을 중단했다"며 "크리스마스에 팔 물건은 크리스마스 전에 들어와야 한다. 운임뿐만 아니라 정시성을 지키고,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제공해주느냐가 선결 조건"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우리는 5∼6년 전에 리스크를 예상하고 노력해서 피해를 보지 않은 것"이라며 "해운업계에서 준비를 안 해서 화주들한테 손해를 입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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