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원인은 지방·탄수화물 과다 섭취"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퇴행성 관절염(골관절염)의 원인은 관절을 지나치게 사용해서가 아니라 포화지방과 정제된 탄수화물 과다 섭취일 수 있다는 최초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호주 퀸즐랜드 공대 보건·생의학 혁신연구소(Institute of Health and Biomedical Innovation)의 샤오인(Yin Xiao) 박사는 포화지방과 단순 탄수화물 과다 섭취가 관절의 뼈와 뼈 사이에서 압력을 흡수해 주는 연골의 대사에 변화를 가져와 연골을 약화시키고 결국은 관절염을 유발한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 등이 18일 보도했다.
단순 탄수화물은 자연 상태가 아닌 정제된 탄수화물로 설탕, 고과당 콘 시럽 등에 들어있으며 여기에 고지방을 섞으면 건강에 좋지 않은 이른바 '정크푸드'(패스트푸드)가 된다.
일단의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옥수수 전분으로 된 먹이를, 다른 그룹엔 단순 탄수화물과 20%의 포화지방으로 구성된 먹이를 16주 동안 계속해서 먹인 결과 단순 탄수화물과 포화지방을 먹은 쥐들이 관절의 연골이 손상되면서 퇴행성 관절염과 유사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샤오 박사는 밝혔다.
포화지방은 관절 전체 조직에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결과는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관절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한 연골의 마모가 아니라 정제된 탄수화물과 포화지방 과다 섭취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비만도 퇴행성 관절염을 촉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과도한 체중이 관절에 스트레스를 가하기 때문으로만 생각돼 왔다.
다만 쥐 실험에서는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버터와 동물성 지방에 들어있는 스테아르산과 야자 기름에 들어있는 팔미트산 등 여러 종류의 포화지방을 테스트해 봤지만 같은 포화지방이면서 코코넛 기름에 들어있는 라우르산(lauric acid)만은 오히려 관절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들에 다른 포화지방을 라우르산으로 바꾸어 먹이자 연골 손상이 줄어들고 연골 대사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샤오 박사는 밝혔다.
코코넛 기름은 그렇지 않아도 복부의 내장지방을 감소시키는 등 여러 가지로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그러나 이 쥐 실험 결과를 확인하려면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샤오 박사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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