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한 등 18개국에 극동지역 간편 전자비자 발급
주북 러시아 대사 "北 노동자, 근면하고 훌륭한 일꾼"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러시아 정부가 극동 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들의 비자 발급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으며 여기에는 북한 주민도 포함된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VOA)이 19일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18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을 통해 입국하는 18개 나라 여행객들에게 기존의 비자 대신 전자비자(e-VISA)를 발급한다고 발표했다.
전자비자 발급이 가능한 나라는 북한과 중국, 인도, 일본 등이다.
올해 8월 1일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규정에 따라 비자 신청자는 인터넷에 신상 정보를 기재하면 나흘 안에 30일간 사용 가능한 전자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러시아 언론들은 이 같은 규정이 사실상의 비자 면제 조치라고 보도했다.
전자비자 규정을 승인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이번 조치가 극동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자 발급 간소화로 외국인의 방문을 늘려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장기적으로 블라디보스토크 외에 사할린과 하바롭스크, 연해주, 캄차카, 추코트카 지역에도 전자비자 발급을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 당국에 양측 간에 무비자 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노동자를 러시아에 대규모로 송출하고 있다.
한편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최근 리아노보스티 등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유입을 북한과 러시아의 중요한 협력 분야로 꼽았다고 VOA가 전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는 약 3만2천 명이라며 북한 노동자들이 "매우 근면하고 훌륭한 일꾼"이어서 러시아 업체들이 만족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등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처우와 관련한 비판을 반박하며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 노동자와 비슷한 보수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근로 여건과 관련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있지만, 북한 노동자들에게도 러시아 노동 규정을 똑같이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체고라 대사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로 북한과의 무역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대신 북한 나진항을 통한 석탄수출 사업과 북한 노동자 수입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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