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총선 수순 영국, 집권 보수당 지지율 월등 우세(종합)
이달 여론조사 지지도 평균치, 보수당 42.6%·노동당 25.4%
직전 총선과 브렉시트 투표서 여론조사들 예측 빗나가 신뢰도 저조
브렉시트 협상 앞두고 뜻밖 선거변수 부상할 수도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오는 6월 조기총선을 전격 요청함에 따라 조만간 영국이 2년 만에 다시 총선 레이스로 접어들 전망이다.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은 하원 650석 가운데 과반의석(326석)인 331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두며 정권 연장은 물론 단독정부 출범을 거머쥐었다.
반면 정권교체에 나섰던 노동당은 232석을 얻는데 그쳤다. 보수당은 28석을 늘린 반면 노동당은 25석을 잃었다.
이후 지난해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라는 역사적 정치 일정을 거쳤음에도 현재 여론조사 결과들로는 보수당 지지가 확산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국민투표를 앞두고 노동당 의원들은 거의 대부분 브렉시트 반대 입장에 선 반면 보수당 의원들은 찬반으로 뚜렷이 갈렸는데도 국민투표 이후 보수당 지지도 상승 추세가 바뀌지 않았다.
여기엔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위시한 소수 강경좌파와 주류인 온건좌파가 집단 반발에 이은 대표 재경선까지 치르는 극심한 분열상을 노출한 영향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정당지지도에서 보수당은 42%, 노동당은 25%로 나왔다.
콤레스 조사에선 보수당이 46%, 노동당이 25%로 양당 간 격차가 21%포인트로 벌어진다.
이달 들어 공개된 여론조사들을 단순 평균하면 보수당은 42.6%, 노동당은 25.4%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총선 당시 득표율은 보수당이 37%, 노동당이 31%를 각각 기록했다. 당시와 비교해보면 보수당 지지율은 오른 반면 노동당 지지율은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들 대로라면 보수당은 1983년 승리와 견줄만한 최대 지지율이고, 반대로 보수당은 2007년 고든 브라운 총리 집권 이래 최저치다.
칼큐러스가 지난달 유권자 1만명을 상대로 벌인 조사는 지금 총선이 치러진다면 보수당이 하원 의석 절반보다 112석이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메이 총리가 매우 안정적인 의회 과반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이 총리가 "조기총선은 없다"고 거듭 확인해온 자신의 말을 뒤집고 조기총선을 전격 요청한 데에는 이런 여론조사들에서 나타난 보수당 승리의 자신감이 뒷받침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브렉시트 협상이라는 나라의 미래를 바꾸는 정치 일정을 앞두고 치르는 만큼 뜻하지 않은 변수와 상황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자유민주당은 가장 적극적인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을 벌여온 가운데 브렉시트 반대가 우세했던 선거구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
자민당과 보수당은 지지층이 일부 중복되는 만큼 자민당의 선전은 보수당의 고전을 뜻한다.
또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를 이끄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영국의 EU 단일시장탈퇴에 반대해 오는 2018년 가을~2019년 봄 제2의 독립 주민투표 실시를 영국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SNP가 이번 조기총선을 독립 주민투표 실시를 위한 유권자들의 위임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을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이번 조기총선을 브렉시트 협상을 둘러싼 여당과 야권의 대립 구도로 끌고 가려는 메이 총리의 희망과는 달리 새로운 변수들이 총선 민심에 끼어들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지난해 찬성 52%, 반대 48%로 갈린 브렉시트 찬반 민심이 1년 만에 맞는 총선 표심에 어떻게 어느 정도로 작용할지가 불투명하다.
아울러 지난 총선과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일제히 결과를 잘못 예측한 영국 여론조사들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유권자들의 신임을 통해 강력한 리더십을 얻어 국내 정치권을 미리 단속해놓고 브렉시트 협상에 임하려는 메이 총리의 승부수가 먹힐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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