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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술탄개헌' 후 국가비상사태 또 연장…숙청정국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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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술탄개헌' 후 국가비상사태 또 연장…숙청정국 유지

"테러단체들과 전쟁 위해 연장" vs "정적 탄압용"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개헌 국민투표 승리의 여세를 몰아 국가비상사태 추가 연장으로 숙청 정국을 유지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터키 내각은 17일(현지시간) 최고 보안기구인 국가안보회의의 권고를 받아들여 국가비상사태를 3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누만 쿠루툴무시 터키 부총리는 앙카라에서 기자들에게 "각료회의에서 (국가안보회의의) 권고를 심의한 끝에 비상사태를 19일부터 3개월간 추가로 연장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안보회의는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와 법원칙, 권리와 자유 수호를 위해 국가비상사태 연장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불발 쿠데타 직후 선포된 국가비상사태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연장됐으며, 두번 째 연장된 비상사태의 효력이 오는 19일 끝날 예정이었다.

비상사태 연장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숙청 정국을 유지하면서 정적을 지속적으로 탄압하고 국가를 독재의 길로 끌고 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연합(EU)등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도 멀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쿠루툴무시 부총리는 이같은 우려를 의식, 각의 결정은 의회의 최종 승인을 남겨놓고 있다며 정부의 통치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테러 단체들과의 전쟁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쿠데타 세력과 연계된 자들에 대해서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민투표 승리를 발판으로 경제적으로 강력하고 정치적으로 안정된 국가를 건설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싱크탱크 카네기유럽의 시난 울겐 객원연구원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민투표 직후 내린 조치는 그가 자신의 방식대로 일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국민투표를 포함해 그동안 성공을 거둔 정국 돌파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비상사태 선포 후 지금까지 쿠데타 연루 의혹으로 4만7천여 명이 검거됐고 공공 부문 종사자 수만 명이 해고 또는 정직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학자와 법관, 경찰관, 교사, 언론인 등 직종 구분 없이 다양한 분야 종사자들이 비상사태 체제하에서 탄압을 받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민투표 승리에도 불구하고 외부에 잠복해 있는 적(敵)인 '귈렌주의자들'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불발 쿠데타의 배후 주동자로 지목된 재미 이슬람 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지지세력을 뜻한다.

터키 검찰은 귈렌 지지세력이라는 이유로 저명 학자와 언론인 등 17명에 대해 정부 전복음모 가담 혐의로 무더기 종신형을 구형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소네르 카갑타이 터키 연구실장은 에르도안에겐 지금이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지금 일이 잘못되면 그의 정통성이 영원히 의문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들은 관인이 찍히지 않은 투표지가 발견되는 등 부정투표 의혹이 있다며 국민투표 무효를 벌써 주장하고 나섰으며, 국제 선거감시단원들도 투표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barak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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