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얼굴도장으로 승부" 대선후보들 벽보 전쟁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임형섭 기자 = 5·9 대선에 나설 각 당의 후보들이 16일 선거 벽보를 확정했다.
이번 선거에서 강조할 가치와 시대정신을 담고 차기 정부의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선거운동에서 무시할 수 없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구석구석 신경 쓴 모습이다.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 슬로건을 당색(黨色)인 파란색 계열로 인쇄했다.
문 후보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정면을 응시하는 사진을 썼다. 중후하고 믿음직하면서 따뜻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국민과 시선을 맞추는 대통령'을 강조했다고 문 후보 측은 전했다.
문 후보는 줄무늬 정장에 줄무늬 넥타이를 맸다. 파란색이 아닌 줄무늬 넥타이를 맨 배경에 대해 문 후보 측은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사용한 '승리의 넥타이'로 통한다"며 "국민의 승리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기호 2번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당당한 서민 대통령' 슬로건 아래 '지키겠습니다 자유 대한민국' 구호를 당색인 빨간색으로 적었다.
'흙수저' 출신인 홍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서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세계 강대국들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홍 후보 측은 설명했다. 또 '자유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문구를 통해 진정한 보수 후보로서 대내외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 역시 가볍게 웃는 표정에 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넥타이를 맸다.
기호 3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슬로건은 당명을 담은 '국민이 이긴다'로 정했다. 녹색 넥타이와 녹색 배경으로 당색을 드러냈다. 국민의당은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이나 최순실 같은 비선 실세가 국정을 농단해도 결국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두 팔을 번쩍 든 상반신 사진을 써 다른 후보와 차별화했다. 불끈 쥔 두 주먹과 곧게 뻗은 팔, 걷어붙인 소매 등에서 변화와 혁신, 승리를 향한 의지를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당명을 별도로 인쇄하지 않고 안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두른 어깨띠로 당명과 슬로건을 대신했다.
기호 4번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보수의 새희망' 슬로건에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라는 구호를 적었다. 유 후보가 안보·경제 전문가로서 쌓은 식견과 경륜을 강조한 것이다.
역시 당색인 하늘색을 주로 사용하면서 다른 남성 후보와 달리 정장 상의 재킷을 벗은 셔츠 차림으로 촬용된 사진을 썼다. 역동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기호 5번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뚜렷이 드러낸 '노동이 당당한 나라'다.
보라색 정장을 입고 밝게 웃는 표정의 심 후보 사진을 사용했다. 이념 중심의 강성 이미지를 다소 누그러뜨리는 대신 부드러운 이미지로 대중 친화적인 모습을 강조하려 한 것이다.
기호 6번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는 '대한민국을 확실히 살릴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썼다. 벽보에 '곰돌이 캐릭터'를 사용한 게 눈에 띈다. 이는 "배신하지 않고 신뢰를 주는 듬직한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조 후보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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