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포위지역 철수행렬'에 폭탄 공격…"100여명 사망"(종합2보)
정부군·반군측 주민철수 교착상태 속 참사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김수진 기자 = 시리아 반군에 장기간 포위를 당한 끝에 정부군 관할지역으로 철수하는 시아파 주민들이 폭탄 공격으로 대규모 인명피해를 입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민간 구조대인 시리아민방위대, 일명 '하얀헬멧'을 인용해 알레포 외곽 라시딘 부근에서 시아파 주민 호송버스 행렬을 겨냥한 차량 자폭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0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철수 협상에 관여한 시리아정부 측 인사는 사망자가 14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43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으며, 중상자가 많아 인명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와 지역 매체에는 폭발 충격으로 심하게 부서진 버스 행렬과 그 옆으로 시신과 소지품이 흩어진 처참한 현장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버스에는 내전 중 반군에 장기간 포위된 시아파 지역에서 철수한 주민들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시리아군과 반군의 포위지역 주민 철수 협상에 따라 알푸아·카프라야를 떠나 알레포의 정부군 지역으로 이동 중이었다.
폭탄공격 사망자 대부분은 두 지역 주민이며, 일부 반군 호송 요원도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는 조직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시리아 국영 SANA통신은 공격에 이용된 차량에 어린이에게 제공할 식량이 가득 실려있었다면서 물자 보급 차량으로 위장하려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양측은 이란과 카타르의 중재로 각각이 포위한 지역 2곳에서 주민과 무장대원을 철수시키기로 합의했다. 유엔은 이번 협상에 개입하지 않았다.
합의에 따라 양측은 이달 14일 1차로 4곳에서 총 7천 명을 이동시킬 예정이었다.
알푸아와 카프라야의 시아파 주민은 시리아군이 통제하는 다마스쿠스, 알레포, 라타키아 등으로 출발했다.
동시에 시리아군에 포위된 다마스쿠스 북서쪽 마다야와 자바다니에서도 반군 지역으로 철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4일 밤 합의조건 위반 논란이 일면서 철수가 중단됐고 일부 버스 행렬이 도로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발이 묶인 사이 폭탄공격의 목표물이 됐다.
시리아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합의 아래 철수하는 주민들을 겨냥해 공격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에도 양측의 휴전 합의에 따라 알레포 동부 주민 등 수천 명이 철수 준비를 하던 중 일부 반군의 발포 공격으로 작업이 전격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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