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기대감 커졌지만 中 '사드보복' 등 복병 많아
미국 보호무역·北 리스크·기업 구조조정도 불안 요인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면서 한국경제에 대한 낙관론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종전 수치보다 0.1% 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과 해외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데 이어 비교적 신중한 기관으로 꼽혀온 한은이 이에 가세한 것이다.
한은이 경제성장률을 올리기는 2014년 4월 이후 3년 만이다.
한국경제의 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다.
한은이 성장률을 올린 것은 내수, 수출 등에서 회복세가 강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가 고무적이다.
수출액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개월 연속 전년 동기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액도 112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1% 늘었다.
여기에 소비자심리와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봄바람에 맞춰 기지개를 켰다.
지난 3월 한은이 조사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7로 두 달 연속 올랐고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9로 2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실제로 지난 2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3.2% 늘면서 반등에 성공하는 등 지표도 나쁘지 않다.
고용에도 볕이 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626만7천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46만6천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는 1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고용률도 60.2%로 0.6%포인트 상승하면서 매년 3월 기준으로 2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수출 호조가 생산, 투자, 고용, 소비 등 다른 분야로 파급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초 '소비절벽'으로 성장률 급락이 우려됐던 상황과 크게 달라진 분위기다.
그러나 한국경제 앞에는 만만치 않은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조정한 점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이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조치의 영향은 올해 2분기부터 경제성장률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 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와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대내적으로는 기업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문제 등이 한국경제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게다가 자영업자 등 서민층에 경제 회복을 체감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직장을 잃은 실업자들이 자영업에 몰리면서 작년 8월 이후 자영업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의 체감경기도 한겨울이다.
올해 3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11.3%를 기록하는 등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는 심각하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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