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모술 동물원 사자 '심바'와 곰 '룰라' 새 보금자리로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이라크 정부군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격전을 벌이는 모술의 한 동물원에 버려진 사자와 곰이 보금자리를 옮겨 '새 출발'을 한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동물보호단체 '네 발(Four Paws)'이 수사자 '심바'와 암컷 곰 '룰라'를 비행기에 태워 요르단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모술의 개인 소유 동물원에서 발견된 심바와 룰라는 먼지와 배설물에 뒤덮인 채 우리에 갇혀 있었다.
다른 동물들은 모술 탈환전이 진행되는 동안 포격에 맞거나 굶어 죽었고, 심바와 룰라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네 발의 수의사 아미르 칼릴은 심바와 룰라가 처음 발견됐을 당시 영양실조 등으로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둘 다 이가 몹시 상했고 심바는 관절증을, 룰라는 폐렴을 각각 앓는 등 여러 질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네 발은 약 2주 뒤 이들을 트럭에 태워 이동하기 시작했으나, 검문소에서 제지를 당하는 바람에 추가 승인을 받느라 9일을 더 소비했다. 이 사이 심바는 호흡기 질환마저 생겼다.
다행히 남은 절차가 잘 해결돼 이들은 지난 10일 요르단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칼릴은 "심바와 룰라는 더 이상 전쟁의 일부가 아니게 된다"며 "새 삶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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