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무상교육 실시하라"…칠레 대학생 대규모 시위
"바첼레트 대통령 개혁안 교육 불평등 해소에 미흡"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칠레 대학생 등이 11일(현지시간) 진전된 고등교육 시스템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24 오라스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수천 명의 칠레 대학생과 교수, 일반 시민은 이날 수도 산티아고에서 조건없는 무상 대학 교육과 고등교육 질 제고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중도 좌파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추진 중인 교육 개혁이 교육의 질을 높이고 고등교육 접근권을 신장시키는 데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아구스토 피노체트 독재정권 때 마련된 현행 교육 시스템이 민간 교육기관의 배만 불린 데다 불평등을 심화시켰지만, 바첼레트 대통령이 추진 중인 교육 개혁이 이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바첼레트 대통령이 추진 중인 교육 개혁안은 무상 대학교육을 일부 확대하고 민간 대학들의 영리 추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지난 2013년 대선에서 민영화된 교육 시스템과 연금 부문의 공공성을 회복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최근 들어 기대에 못 미치는 관련 개혁안으로 반발을 사고 있다.
시위대는 또 정부가 교육 관련 개혁법안을 입안하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날 시위는 평화적으로 시작됐으나 일부 학생들이 돌을 던지고 진압 경찰이 해산을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면서 폭력 시위로 변질됐다.
오는 11월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보수진영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되면 현 정부의 교육 개혁안을 철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대통령을 역임한 피녜라는 대신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도입할 방침이다.
이런 방안은 현 정부의 개혁안보다 후퇴한 것으로,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하원 교육위원회는 이날 바첼레트 행정부가 추진 중인 교육 개혁안을 놓고 표결한다.
그러나 여야 간 당론이 첨예하게 엇갈려 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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