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쇼핑시대] "다른 쇼핑몰서 더 싸게 팔아요"…정직한 인공지능 도우미
(서울=연합뉴스) 유통팀 = 유통·소비 현장에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첨단 4차산업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10원 단위 가격 인하, 배송 속도 등을 앞세운 '차별화'에 한계를 느끼고 첨단 ICT(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 경쟁에 나선 것이다.
가장 대표적 서비스가 챗봇(대화형 로봇) 형태의 '쇼핑도우미'다.
소비자는 AI와 대화하며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받고, 심지어 할인 쿠폰 지급 등까지 요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쇼핑사이트 인터파크는 2년 6개월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해 5월 인공지능 쇼핑 컨설턴트로서 '톡집사'를 선보였다.
톡집사는 빅데이터를 이용, 인터파크 이용자의 첫 질문에 5분 내로 답할 수 있다. 주로 고객의 요청은 할인 쿠폰(47.5%), 상품추천(36.8%)에 집중된다. 다만 아직 고객의 모든 질문에 AI가 대응하는 것은 아니고, 질문 종류 등에 따라 전문상담사가 개입하기도 한다.
고객이 요청하면 톡집사는 포털 데이터를 뒤져 해당 상품의 최저가격을 제시한다. 고객이 "인터파크가 최저가에 가격을 맞춰 달라"고 요청하면, 가능한 할인 쿠폰을 직접 지급하거나 최대한 할인 받는 방법을 알려준다.
만약 인터파크에서 해당 상품을 찾을 수 없거나 최저가 판매가 불가능한 경우, 톡집사는 심지어 최저가 상품이 존재하는 쿠팡, 11번가 등 다른 경쟁사 사이트 링크를 가르쳐주고 안내한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톡집사 서비스 월평균 접속자 수가 100만 명에 육박한다"며 "톡집사 이용 고객의 구매전환율(접속 고객이 실제로 구매하는 비율)은 일반 접속자의 2~3배에 이를 만큼 효과적이므로 계속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밝혔다.
11번가도 지난달 29일 '바로'라는 이름의 챗봇을 내놨다. 이 챗봇에는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국을 펼친 인공지능 '알파고'에 적용된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이 쓰였다.
소비자가 '바로'에게 "신혼부부가 쓰기 좋은 냉장고를 찾아줘"라고 말하면, "용량이 작은 상품을 찾는군요"라고 대답하며 검색 대상을 좁히고, 다음 단계로 선호하는 제조사 등을 물어본 뒤 알맞은 제품을 추천한다.
'바로'가 현장에 투입된 뒤 13일간(3월 29일~4월 10일) 채팅 상담 서비스 이용자 수는 38%나 늘었고, 대화량(채팅 메시지 수)도 4배로 불었다.
아울러 11번가는 모바일 앱을 통해 소비자가 자신이 찾는 옷 이미지를 올리면, 옷의 색·재질·패턴(무늬)·모양 등을 분석해 11번가에 등록된 옷 가운데 가장 비슷한 상품을 추천하는 '이미지 검색용' AI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계열 온라인쇼핑몰 더현대닷컴도 작년 10월 챗봇 '헤이봇'을 갖췄다. 헤이봇은 등록된 5천여 개 키워드에 대한 5만 개의 답변이 가능하다. 현재 주문 확인, 배송 조회, 회원등급 조회, 1대 1 문의하기 등의 기능이 가능한데, 올해 안에 최저가 상품 검색과 결제 기능까지 추가될 예정이다.
항공권·호텔 검색 사이트 '카약'도 인공지능 '카약 봇(KAYAK bot)'을 운영하고 있다. 카약 봇은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고객과 대화하며 여행 관련 검색, 계획, 예약, 여정 관리 등을 돕는다.
이현아 SK플래닛(11번가 운영사) 컨버세이셔널 커머스(Conversational Commerce) 본부장은 "챗봇은 24시간 언제라도 고객의 제품 선택과 구입에 도움을 줄 슈 있기 때문에, 고객의 호응이 좋다"며 "고객의 질문과 요청에 최적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딥러닝(컴퓨터 스스로 학습) 기술을 통한 '기능 정밀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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