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서 영감 받았다"…할리우드 감독들의 잇단 극찬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예전에는 프랑스와 홍콩영화가 대세였지만, 지금은 한국영화의 시대입니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이하 '가오갤2')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이 11일 국내 언론과 가진 화상 콘퍼런스에서 한국영화에 대해 극찬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와 '괴물', 나홍진 감독의 '곡성',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등 복수 시리즈를 언급하며 "이런 한국영화들 덕분에 내 영화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오갤2'의 홍보사 측은 "제임스 건 감독은 2015년에도 페이스북에 '최근 5년간 가장 좋았던 영화'로 '마더'를 꼽은 적이 있다"면서 "실제로 한국영화의 팬"이라고 전했다.
한국영화에 대한 할리우드 감독들의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킹콩 영화인 '콩:스컬 아일랜드'를 연출한 조던 보그트-로버츠 감독도 지난 2월 내한해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등 한국영화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본 영화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 3편으로 '곡성', '아가씨', '밀정'을 꼽았다.
영화 '로건'의 제임스 맨골드 감독도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로건'이 한국의 액션영화와 형사영화, 누아르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감독들의 이런 언급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국내 팬들을 잡기 위한 '립서비스' 성격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영화에 진심 어린 애정을 표시하는 감독들도 많다는 게 영화계의 전언이다.
한 영화홍보사 관계자는 "불과 4∼5년 전만 해도 할리우드 감독이 내한할 경우 한국영화 몇 편을 전달해 미리 보도록 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전 예상 질문이나 지침을 주지 않아도 할리우드 감독들이 실제 한국영화를 많이 알고 있고, 질문에도 소신껏 답한다고 전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 이후 한국영화가 외국의 대중에게도 많이 알려졌다"면서 "박 감독과 봉준호 감독은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감독이 됐고, 이 감독들을 위시한 작품들이 연쇄적으로 관심을 끌게 되면서 한국영화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많이 달라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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