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척결 추진단, 녹조 예방 위해 하수·폐수처리 시설 점검
41개 사업장에서 문제 적발…7명 수사의뢰에 14명 징계 요구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지방자치단체가 녹조 현상을 막기 위해 수백억 원을 들여 폐수처리시설을 설치했지만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무총리 부패척결 추진단은 지난 2∼3월 54개 지방자치단체의 80개 하수·폐수처리시설을 점검한 결과, 27개 지자체 41개 사업장에서 문제를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추진단은 이번 점검을 통해 10건의 비리·비위 행위를 적발하고, 7명에 대해 수사 의뢰를, 14명에 대해 징계를, 4개 업체에 대해 행정제재를 요구했다.
또 412억 원의 국고보조금 누수를 방지하고, 녹조방지시설 등 15건에 대해 성능 보강을 했다고 밝혔다.
◇천안 폐수종말처리장 개량 사업…녹조 방지 시설 불량 = 충남 천안시는 녹조를 예방하기 위해 162억 원을 들여 고도화 폐수종말처리시설을 설치했지만, 핵심 설비인 여과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과제는 녹조 유발 물질인 질소를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준공 목표 시기가 1년이 지나도록 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고, 질소가 녹아 있는 폐수가 천안천에 그대로 방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추진단은 또 23개 지자체의 10개 폐수종말처리시설과 20개 공공하수처리시설 공사 과정에서 시공사들이 공사비 331억7천700만 원을 부당하게 증액한 사실도 적발했다.
또 경기도 파주시는 지난 2012년 녹조 현상을 막기 위해 9개 하수처리장에 신규 총인처리시설을 설치했지만, 이 가운데 7개 처리장은 여과제 유실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이들 시설에 약품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도 수질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돼 불필요한 시설 공사로 208억 원의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고 추진단은 밝혔다.
◇국내 최대 규모 안양 박달하수처리장…불법 하도급에 부실시공 = 부패척결 추진단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안양 박달하수처리장 건설 과정에서 불법 하도급이 이뤄지고 하수처리장이 부실시공된 사실을 적발했다.
이 사업은 악취 방지를 위해 안양 박달하수처리장을 지하화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추진단은 사업 과정에서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관련 규정을 어기고 6개 하청업체에 도급액의 82％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저가 하도급을 준 사실을 적발했다.
특히 경기도 안양시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은 한국환경공단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포스코건설에 대해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
포스코건설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업체는 또다시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줬다.
저가 하도급은 53곳의 누수, 가스 누출로 인한 악취와 결로 발생 등의 부실시공을 낳았다.
또 한국환경공단은 설계변경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포스코건설에 불필요하게 추가 공사비 38억7천여만 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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