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철 맞춰 출산계획 짜라?' 이제 법원에선 안통한다
전국 법원 '양성평등 담당법관제' 실시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대법원이 성희롱 등 조직 내 양성평등에 어긋나는 행동을 막고 피해자 구제를 전담하는 판사를 각급 법원에 두기로 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 30여 개 법원은 이날부터 '양성평등 담당법관 제도'를 실시하고 담당 판사를 지정했다.
양성평등 담당 법관은 판사, 직원 등 법원 내 피해자의 고충을 듣고 징계나 사법처리 등 절차를 돕는 역할을 한다. 스스로 소문 등을 인지해 조사도 할 수 있다.
피해 내용은 철저히 비밀이 유지되며 공식 절차 시작 전엔 법원장에게도 보고되지 않는다. 성희롱뿐 아니라 이유 없는 성차별 역시 감시의 대상이다.
법원행정처 '양성평등연구반'은 제도 시행에 앞서 전국 판사에게 '양성평등 가이드북'을 배포하고 법원 내 성희롱·성차별 사례를 소개했다.
가이드북은 '여자 판사라도 남자 판사 못지않게 일을 잘한다', '여자로만 구성되는 합의부(판사 3명 재판부)는 문제' 등을 대표적인 성차별적 발언으로 꼽았다.
'인사철에 맞춰 재판에 지장이 없도록 출산계획을 짜야 한다', '재판 날 얘가 아프면 어떻게 할 거냐', '남자 판사가 왜 야근도 안 하느냐'는 발언 등도 포함됐다.
성희롱으로는 신체 접촉 뿐 아니라 자신의 부부 생활을 상세하게 얘기하는 행위, '더 나이 들기 전에 결혼해야지, 안 그러면 노산이라 위험하다'고 언급하는 행위 등이 적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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