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美 대북선제타격에 부정적…"국민안전 영향 봐야"
기자간담회서…"안보의 핵심은 국민안전·미국과 입장 다를 수밖에"
美핵항모 칼빈슨호 한반도 재전개 놓고 '4월 북폭설' SNS에 나돌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0일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에 대한 정부 입장에 대해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보고 결정해 미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남북회담본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결국 안보의 핵심은 국민안전을 지키는 것인데, 선제타격의 목표는 북핵 해결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그것(선제타격)이 가져올 다른 여러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할 경우 북한이 한국에 군사적으로 보복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장관은 "미국과 우리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미국과의 협의는 충분히 잘 될 수 있다"면서 "새 정부 들어서도 한미 공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론과 관련, "우리 정부는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이 시리아를 미사일로 폭격한 데 이어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 주변 해역에 전개하면서 대북 선제타격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고,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는 '4월 북폭설'을 주장하는 출처 불명의 글이 나돌고 있다.
한편, 홍 장관은 북한이 지난달 31일 '핵·경제 병진 노선' 선포 4주년을 맞아 발표한 장문의 비망록을 인상 깊게 봤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이 병진 노선에 대해 '일상화', '습관화'라는 표현을 쓴 점에 굉장히 주목했다"며 "북한의 '핵보유국 습관화' 전략에 길들을 것인가 아니면 그런 악습과 폐단을 바로잡고 끊을 것인가 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가 없으면 전략이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그런 접근은 우리한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섣불리 대화할 경우 북한의 습관화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또 "중국도 평화협정과 비핵화를 같이 해야 한다고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구체적인 얘기는 못 꺼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에 우리 입장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방향을 제시해 끌고 나가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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