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ATT 가입 50주년…도약에서 답보로
무역협회, 1967년∼현재 5개 시기로 나눠 분석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우리나라가 세계무역기구(WTO)의 전신인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가입한 지 오는 14일로 50년이 된다.
한국은 GATT 가입 이후 다자통상체제 안에서 많은 혜택을 받으며 놀라울 만한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보호무역주의가 퍼지면서 현재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는 10일 내놓은 '한국무역 GATT 가입 50년의 성과와 도전' 보고서에서 GATT 가입 후 50년을 5개 시기로 나눠 시기별 주요 내용과 성과를 분석했다.
1기(1967∼1972년)는 GATT 가입과 함께 우리나라 수출품이 최혜국대우 혜택을 받으며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의 초석을 마련한 시기다.
한국은 1967년 4월 14일 GATT 가입이 승인되면서 71번째로 체제에 편입했다.
이후 우리나라 교역의 연평균 증가율은 25.8%로 세계교역 증가율 14.6%를 크게 웃돌았다.
수출 규모는 1967년 66위에서 1972년 44위로 22계단 도약했다.
2기(1973∼1985년)는 도쿄라운드부터 우루과이라운드 개시 이전까지의 시기다.
도쿄라운드에서는 657개 항목에 대한 관세가 양허(일정 세율 이상으로 관세를 올리지 않도록 한 것) 됐다.
당시 관세양허협상과 규범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우리나라 교역 증가율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1985년 세계 13위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3기(1986∼2000년)는 우루과이라운드와 WTO가 출범한 때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결과로 1995년 1월 무역을 관할하는 최초의 국제기구인 WTO가 출범했다.
WTO에서는 서비스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S), 정보기술협정(ITA), 정부조달협정(GPA) 등 다양한 분야의 협정이 체결됐다.
이 시기 우리나라는 서비스교역 성장, 정보통신(IT) 제품 수출 증가 등의 성과를 거뒀고, 분쟁해결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통상이익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4기(2001∼2007년)는 중국의 WTO 가입과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의 개막이라는 의미가 있는 시기다.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교역은 급격하게 증가했고 이로 인한 무역수지 흑자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GATT에서 WTO로 이어진 다자간 통상은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더 이상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계에 부딪혔다.
이에 따라 세계의 관심은 다자주의에서 지역주의와 FTA 중심의 양자주의로 옮겨갔다.
우리도 2000년대 초부터 동시다발적인 FTA 체결 전략을 채택해 공세적인 무역자유화를 추진했다.
5기(2008년~현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교역이 둔화하고 신보호무역주의가 떠오른 시기다.
DDA 협상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렀고 세계교역마저 둔화하면서 더는 무역이 경제성장을 견인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다자통상체제의 신뢰가 하락했다.
우리나라 교역도 2012∼2016년 연평균 4.1% 감소했다.
다만 정보기술, 무역 원활화, 정부조달 등의 분야에서는 여전히 다자통상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다자통상체제는 DDA를 기점으로 큰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세계화의 진전과 첨단과학기술의 발전 속에서 여전히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GATT 가입 50년간 어떤 국가들보다 많은 혜택을 받은 최대수혜국으로서 다자통상협상에서 지속적인 무역자유화 논의를 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