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술 배달원들이 주류구매전용카드를 '방치'한다는 점을 노려 이 카드를 훔친 50대가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상습절도와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 등의 혐의로 박모(51)씨를 구속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박씨는 술집·음식점 주인들이 술 배달원에게 맡긴 주류구매전용카드를 훔쳐 돈을 인출하는 방법으로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2010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7차례 4천388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과거 술 배달원으로 4∼5년 일해 술 배달원들이 술집으로 술을 옮겨줄 때 배달차량 문을 잠그지 않을 때가 많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또 술집들이 맡긴 주류구매전용카드가 배달차량 안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알았다.
이에 박씨는 도박자금을 마련하고 빚을 해결하고자 술 배달차량만 노린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술집 등 주류소매상은 주류도매상한테 술을 살 때 반드시 주류구매전용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주류부정유통과 탈세를 막고자 2001년 도입된 제도다.
문제는 술집과 주류도매상의 '영업시간'이 정반대라는 점이다. 술집은 밤까지 문을 여는 대신 낮에 쉬고 주류도매상은 낮에 일하고 밤에 쉰다.
이 때문에 술집들은 주류구매전용카드를 술 배달원에게 맡겨 대신 결제하도록 하는 방법을 써왔다.
경찰 관계자는 "술 배달원들은 술을 배달할 때 반드시 차 문을 잠그고 주류구매전용카드를 차에 보관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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