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부총리 "감산으로 55~60달러 유가 원했지만 여러요소가 방해"
"4~5월 감산 결과와 효과 점검후 감산 기한 연장여부 최종결정"
경제개발부 장관 "감산 연장 안될 것으로 보고 있다…연말 40달러 전망"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국제 유가가 올해 초부터 시행에 들어간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에도 러시아가 예상했던 수준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부총리가 밝혔다.
드보르코비치 부총리는 지난 7일(현지시간) 자국 에너지부 회의에 참석해 "러시아는 (감산으로) 배럴당 55~60달러대의 유가를 원했으나 여러 요소가 그러한 가능성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감산 결정은 올바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6월 말까지인 감산 합의 시한 연장 가능성과 관련, 4~5월까지의 감산 결과와 효과를 점검한 뒤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러시아 내 여론은 감산 연장 전망을 밝게 보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 에너지 회사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효과와 감산 연장 필요성에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원유 생산 업체 수장들은 이달 초 회의에서 자신들의 감산 노력에도 유가가 목표치인 배럴당 55~60달러 수준으로 오르지 못한 데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감산 합의 이후 지난 3개월 동안 유가는 고작 8% 정도 올랐으며 3월 중순에는 배럴당 약 50달러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업자들은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예산 수입 면에서 감산 합의 연장이 의미가 없다고 보지만 이 문제는 동시에 정치적인 것으로 2분기 상황을 고려해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도 감산 합의가 연장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막심 오레슈킨 장관이 지난 6일 밝혔다.
그는 유가 전망과 관련 러시아 정부 예상으로는 올해 말까지 배럴당 40달러까지 떨어져 최소 향후 3년 동안 그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가 유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이것이 동시에 미국과 감산 합의 불참국들의 생산량 확대를 초래해 유가 상승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최근 9개월 동안 미국의 산유량은 하루 60만 배럴 정도 늘었다. 브라질은 올해 초보다 산유량을 17%, 수출량은 두 배나 늘렸다. 리비아는 올해 안에 산유량을 1.5배 늘릴 예정이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 유지될 경우 미국 셰일석유 업자들은 하루 산유량을 100만 배럴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대치 이하의 유가로 주요 오일 수출국인 러시아 통화, 루블화 가치도 서서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레슈킨 장관은 지난 6일, 유가가 현재보다 내려가 올해 말까지 배럴당 40달러까지 떨어질 경우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68루블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유가가 연말까지 배럴당 50달러대의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루블화 환율은 63~64 루블 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통령 산하 경제연구소인 '국민경제·국가서비스 아카데미'는 현재의 루블화 강세를 러시아 자산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으로 설명하면서 루블화가 5% 정도 평가절상돼 있으며 적정한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62~64루블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57루블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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