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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레이저 절단기 한 길 ㈜에이치케이 세계 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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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레이저 절단기 한 길 ㈜에이치케이 세계 넘보다

(화성=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7일 경기도 화성시 레이저 가공기 개발·제작회사인 ㈜에이치케이 공장.

금속을 절단하는 레이저 가공기인 'PS3015 FIBER'가 1㎜ 두께의 스테인리스 철판 위에서 레이저를 내뿜으며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레이저가 불꽃을 튀기며 지나간 자리는 순식간에 말끔히 절단됐다. 1분에 6만㎜, 즉 1초에 1m 속도로 금속을 자를 수 있는 절단기다.

에이치케이가 2014년 개발하고 업그레이드한 6억원짜리 레이저 가공기의 위력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에이치케이는 계명재 대표가 1990년 창립해 올해 27년 된 레이저 가공기, 절단기, 용접기 개발·제작 중소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이 520억원으로 레이저 가공기 국내 점유율 1위의 강소(强小)기업이다.

이 회사 종업원 150명 가운데 40명이 연구 개발 인력이고 70명은 기계 생산·설치·수리 등에 종사하는 엔지니어이며 나머지는 관리 영업 직원이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 연구 개발 인력 비율이 전체 직원의 10%에 그치는 데 에이치케이는 27%에 달할 정도로 높다.

이곳에서 만든 레이저 가공기는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뿐 아니라 미국, 중국, 유럽 등으로도 수출된다.

레이저 가공기는 자동차 부품을 가공하거나 철판 절단, 농기계 제작 등 금속을 다루는 제조공장에서 다양하게 이용된다.

미국 뉴욕시립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계 대표는 애초 레이저 가공기를 전혀 알지 못했다. 학교를 마치고 사업을 시작할 결심을 하면서 당시 미국에서도 초기 단계인 레이저 가공기 사업이 미래 성장성이 높을 뿐 아니라 경쟁력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에이치케이는 올해 국내와 국외 매출이 같아질 전망이다. 이 회사의 레이저 가공기 세계시장 점유율은 3%다.

에이치케이는 현재 자사의 기술 수준이 세계 1∼2위인 독일 레이저 가공기 회사 트럼프(Trumpf)나 스위스 바이스트로닉의 95% 정도이며 일본 업체와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비슷한 트럼프 사 제품이 대당 7억5천만∼8억원 가량 하는 데 에이치케이 것은 6억원으로 가격 경쟁력도 높다.






지금은 국내 레이저 가공기 제작 1위에 올랐지만, 창립 후 27년 동안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계 대표는 "회사를 만들 때 레이저 가공기 분야에는 대기업과 카이스트 출신 박사들 등이 진출해 있었지만, 지금은 저희만 남았다"면서 "27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무모할 정도로 한 길만 걸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국내 1위 기업으로 세계 경쟁력도 충분하지만, 에이치케이 역시 다른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에이치케이 한 간부 직원은 "젊은이들이 면접을 보러 올 때 사무실과 공장이 있는 화성시까지 오다가 보면 서울과 멀리 떨어져 있어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직률도 다른 중소기업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계 대표 역시 실력을 갖춘 직원을 뽑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계 대표는 "경력직원은 봉급을 더 주면 되지만 'SKY 대학'(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출신은 우리 회사에 신입 직원으로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쟁 기업이 있는 독일 등은 산학 연구 인프라가 잘 돼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인프라가 안 돼 있어 우리가 연구 개발 등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것도 어려운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에이치케이는 국내 1위를 넘어 세계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계 대표는 "올해 국내·외 매출이 절반씩 같아지고 갈수록 국외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면서 "세계시장 점유율을 언제 얼마로 끌어올리겠다고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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