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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억하고 가르칩니다" 휴일에 더 길어지는 추모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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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억하고 가르칩니다" 휴일에 더 길어지는 추모 행렬

목포신항에 희생자 기리는 노란 리본 대형 펼침막도 선보여

(목포=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살아있었다면 지금은 대학교 2학년이 됐을 거야."

8일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오길 기다리고 있는 전남 목포 신항을 찾은 박성우(45) 씨는 2014년 4월 16일 진도 바다에서 일어났던 일을 고등학생과 초등학생 두 딸에게 들려줬다.


박씨는 아이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알려주고 싶어 아내와 함께 이날 새벽부터 부산에서 차를 몰고 목포까지 달려왔다.

세월호에서 찾지 못한 9명의 사진이 걸린 철망 앞에 이르자 부모 뒤를 따라 걸으며 재잘거리던 박씨의 두 딸의 표정도 숙연해졌다.

이날 목포 신항에는 세월호가 땅으로 무사히 올라오기를,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을 모두 찾기를 기원하는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추모객은 신항만 정문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머무는 북문까지 긴 행렬을 만들었다.

전날 밤 11시께 서울에서 출발한 대학생 130여명도 진도 팽목항을 들렀다가 목포 신항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진보대학생네트워크라는 단체로 활동하는 학생들은 신항 밖에 머무는 유가족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기도 했다.

세월호가 바다 밖으로 나온 지난달 말부터 600명의 응원 메시지를 한데 모아 검정 바탕에 노란 리본을 새긴 대형 펼침막을 만들었다.

한양대 4학년 정명훈(25) 학생은 "3년간 모든 국민이 기다린 세월호를 직접 보고 싶어 목포까지 찾아왔다"며 "가족을 잃은 분들께 작은 위로라도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모객을 맞이하는 목포시와 지역 사회단체, 서울에서 밥차를 싣고 달려온 봉사단체 등 각계의 손길도 분주했다.

목포시는 지난 주말 추모 인파에 동났던 노란 리본을 넉넉히 마련하고, 신항만 주변 교통·숙박·음식점 정보를 안내하는 유인물도 나눠 줬다.

추모객을 태워 나르는 45인승 셔틀버스도 목포역·버스터미널과 신항을 분주히 오갔다.

천주교와 기독교 등 종교계는 미수습자 가족 임시거처 옆 컨테이너에 미수습자 귀환을 기도하는 추모 공간을 조성했다.

항만 북문 앞 목포지역 시민사회단체 천막에는 전국 곳곳에서 보내준 라면·쌀국수·커피 등 음식과 물티슈·화장지 등 생필품이 차곡차곡 쌓였다.

음식 제공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십시일반음식연대는 북문 앞에 '밥묵차'를 세웠다.

냉이 된장국·표고버섯 볶음·메추리알 조림 등 8가지 찬으로 세월호 피해자 가족과 추모객을 위해 100인분의 식사를 준비했다.


십시일반음식연대 활동가는 "팽목항에서는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며 "따뜻한 식사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들의 몸과 마음을 달래고 싶다"고 말했다.

h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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