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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경기장 5만명 응원' 잠재운 장슬기의 동점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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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경기장 5만명 응원' 잠재운 장슬기의 동점골




(평양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윤덕여호의 '리틀 지소연' 장슬기(23·인천현대제철)가 김일성경기장을 가득 메운 5만여 명의 북한 응원단을 순식간에 잠재우는 귀중한 동점골로 한국 여자축구의 2018 여자 아시안컵 본선 진출의 희망을 밝혔다.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 한국과 북한의 2018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경기를 앞두고 킥오프 2시간 앞두고 북한 응원단들은 북과 장구를 들고 속속 자리를 채웠다. 주차장은 이들을 태우고 온 대형버스들로 가득 들어찼다. 북한은 앞서 열린 두 경기에서는 단체응원을 하지 않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평양 시민 김대경(39) 씨는 경기 시작 전 한국 취재진과 만나 "평양 시민들이 북과 남의 경기에 커다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북과 남이 이번 경기를 통해 화해 협력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솔직히 우리 편(북한)이 이겼으면 좋겠다"면서도 "훌륭한 경기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겠다. 남측이 멋진 골을 넣어도 개인적으로는 박수를 치겠다"고 덧붙였다.

마침내 한국의 애국가에 이어 북한 국가가 연주되자 5만 관중은 입을 맞춰 합창했다. 국가 연주가 끝나자 관중석에선 "단숨에~"라는 외침이 나왔다.

경기가 시작하자 관중석에서는 관현악단 연주와 파도타기 응원도 펼쳐지면서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북한이 전반 5분 페널티킥을 얻자 응원 소리는 정점으로 치달았지만, 한국의 골키퍼 김정미(인천현대제철)의 선방에 막히자 탄식이 흘러나왔다.

결국 전반 추가 시간 북한의 승향심이 골키퍼까지 제치는 개인기로 선제골을 넣자 김일성경기장은 북한 응원단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후반에도 북한 응원단의 이어졌지만 후반 30분 장슬기의 동점골이 터지자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풀백인 장슬기는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든 뒤 강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면서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한국은 장슬기의 동점골을 끝까지 지켜내 사실상 이번 대회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북한전을 무승부로 이끌면서 아시안컵 본선 진출의 희망을 밝혔다.

수비수로 뛰고 있지만 장슬기는 U-17 대표와 U-20 대표에서 공격수로 활약한 골잡이 출신이다.

윤덕여호에 합류하면서 멀티플레이 능력을 인정받아 공격수는 물론 수비수까지 맡고 있다.

장슬기는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승부차기 키커를 맡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특히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는 한국이 우승할 때 득점왕과 최우수선수를 차지했고, 이때부터 팬들은 장슬기에게 '리틀 지소연'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장슬기는 2013년 말 일본 고베 아이낙에 입단했지만 2016년 12월 국내로 유턴해 인천현대제철 유니폼을 입었고, 윤덕여호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윤덕여 감독의 믿음 속에 이날 북한전에서 득점 본능을 과시하며 한국의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향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hor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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