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미국의 시리아 폭격 지지…"타당한 대응"(종합)
오성운동·북부동맹 등 친(親)트럼프 야당은 "잘못된 선택"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가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미국의 폭격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7일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밤 내린 조치는 전쟁 범죄에 대한 대응"이라며 옹호했다.
젠틸로니 총리는 다만 "미국은 그들의 행동을 군사행동을 확대하는 단계가 아니라 제한적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간밤의 공격은 화학무기 공격이 이뤄진 공군기지를 겨냥해 이뤄졌다"고 말해 시리아 정부를 상대로 한 미국의 전면적인 군사 행동에는 찬성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시리아 사태에 대한 영속적인 해법은 협상에 의해 도출돼야 한다는 게 이탈리아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러시아의 단호하고 건설적 역할과 유엔의 후원 아래 다양한 반군 세력과 시리아 현 정권이 참여하는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외교장관 역시 미국의 조치가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알파노 장관은 "미국의 대응을 이해한다"며 "이는 시기적절하고, 방법 면에서 합당한 것으로,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추가 사용 위험을 억지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탈리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고, 새로운 잔혹 행위를 막기 위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합의된 결의안 채택을 위해 노력할 것"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는 올해 유엔 안보리의 비상임이사국이다.
반면, 이탈리아 야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평소 우호적인 감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번 군사행동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탈리아 정당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1야당 오성운동은 성명을 내고 "미국의 이번 시리아 폭격은 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전쟁은 또 다른 전쟁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성운동은 또 이탈리아 정부에는 "이 위험한 게임에서 물러서 있으라"고 촉구했다.
반(反)이민·반 유럽연합(EU) 성향의 이탈리아 극우정당 북부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도 "미국의 시리아 폭격은 끔찍한 발상으로, 이슬람국가(IS)에 선물을 준 셈"이라고 비난했다.
살비니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도 국내 문제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아니면 아직도 사담 후세인의 화학무기를 찾고 있는 전쟁광의 그릇된 조언에 이끌려 시리아에서 최악의 선택을 했다"며 "이번 폭격으로 (서방이)이미 이긴 이슬람 테러리스트와의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미국의 누군가는 이라크와 리비아, 아랍의 봄의 재앙을 되풀이하고 싶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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