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비아 독재정권 퇴진 후 23년 만에 첫 자유 총선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야히아 자메 전 독재정권이 물러나고 나서 23년만에 처음으로 자유·민주 선거가 시행됐다.
6일 알자지라 방송과 BBC 등에 따르면 이날 감비아 전역에서 9개 정당 소속 후보자 238명 중에서 국회 의원 53명을 선출하는 총선이 진행됐다.
독재자로 불린 자메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외국으로 망명한 감비아에서 다수의 정당이 총선에 자유롭게 참여하기는 23년만에 처음이다.
자메가 23년간 집권한 기간 감비아는 사실상 1당 체제를 유지해 왔다. 2012년 감비아 총선에선 집권 여당 애국전선건설동맹(APRC)이 야당의 선거 거부 속에 전체 53개 의석 중 43석을 가져갔다.
이번 총선과 별도로 감비아의 아다마 배로 신임 대통령은 의원 5명을 직접 임명할 수 있다.
감비아 국민은 자메 통치 아래 실질적인 법치주의, 입법 과정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전체 58명으로 구성될 새 의회 탄생에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번 선거에 참여한 케모 보장은 "올해의 이번 선거에 매우 흥분된다"며 "실제로 우리를 대변할 사람들을 뽑는다는 점에서 이 선거는 우리에게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6년 12월 감비아 대선에서 패배한 자메 전 대통령은 선거 직후 패배를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임기 종료가 다가오자 퇴진을 거부했다.
이에 세네갈, 나이지리아, 가나 등 15개 국가로 이뤄진 서아프리카 연합군은 자메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면 무력 개입을 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1994년 29세에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후 23년간 감비아를 통치한 자메는 결국 지난 1월21일 적도기니로 망명길에 올랐다.
감비아는 인구 190만 명의 소국으로, 자메가 대선 패배 불복을 선언하자 정치, 사회 불안을 우려한 국민 4만5천여 명이 급히 국외로 탈출했다가 복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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