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산 감귤 449t 경매→올해산 7천700t 목표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에서 처음 시행된 감귤 전자경매 가격이 도매시장 경락가보다 높아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7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2일 제주시농협 공판장에서 감귤 전자경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총 295농가가 출하한 448.9t(8만1천491상자)이 경매됐다.
경매 대상 감귤은 모두 도내 농·감협이 직영하는 산지유통센터(APC)에서 비파괴 광센서기로 선별한 당도 10브릭스 이상의 고품질 감귤이다.
품종별 출하 농가와 경매 물량은 노지감귤 143농가 343.2t(5만8천796상자), 월동 비가림 감귤 53농가 64t(1만3천956상자), 만감류 99농가 42t(8천739상자)이다.
노지감귤 10㎏들이 상자당 평균 경매가는 1만7천203원으로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평균 경락가 1만3천668원보다 25.9% 높았다. 5㎏들이 상자당 경매가는 1만327원으로 도매시장 8천363원보다 23.5% 높았다.
월동 비가림 감귤 평균 경매가는 10㎏ 4만원, 5㎏ 2만1천184원으로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 2만1천200원, 1만7천989원보다 각각 88.7%, 17.8% 높았다. 다만 3㎏ 평균 경락가는 1만2천608원으로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 1만3천817원보다 8.8% 낮았다.
만감류 10㎏ 평균 경매가는 도매시장 경락가보다 28.8% 높았다. 5㎏과 3㎏은 각각 20.5%, 22.9% 높았다.
전자경매 가격이 도매시장 경락가보다 높은 데 비해 물류비용은 줄어들어 농가 수취가격은 훨씬 더 늘어났다.
농가는 노지감귤 10㎏ 한 상자를 전자경매에 출하하면 도매시장으로 보냈을 때보다 3천535원을 더 받았다. 여기에 도매시장으로 보냈을 때의 운송비와 상장수수료 650원을 안 내도 되는 이득을 봤다. 더욱이 제주도의 인센티브 지원금 10㎏당 1천300원을 별도로 받았다. 결과적으로 농가는 전자경매를 통해 10㎏ 상자당 총 5천485원의 실질적인 이득을 본 셈이다.
전자경매는 감귤 출하자가 제주시농협이 운영하는 전자거래시스템에 수량과 당도, 품질, 원하는 하한가 등을 올리면 중도매인이나 하나로마트, 이마트, 롯데마트 등 매매참가인이 인터넷 전자거래시스템을 통해 거래가격을 제시하고 낙찰받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경매는 팔레트 단위(10㎏ 80상자, 5㎏ 156상자)로 하고, 경매가 이뤄진 감귤은 산지에서 바로 구매자가 원하는 소비처까지 배송한다. 이 과정에서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으므로 운송비와 상장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상품 배송과 대금 정산은 제주시농협공판장 경매사가 담당하고, 출하자는 경락가의 3%를 수수료로 낸다.
다만, 제주도는 2016년산 감귤을 대상으로 한 첫 전자경매 물량을 6천t으로 잡았으나 실적은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 출하조직체들이 이미 도매시장 중도매인 등과 전속 거래 계약을 하고 있어 한꺼번에 전자경매로 전환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지에서의 중도매인이나 매매참가인의 참가도 생각보다 저조했다.
도는 올해산 감귤 7천700t을 전자경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출하조직체의 적극적인 참가를 독려하고, 전국 각지의 중도매인과 매매참가인을 대상으로 전자경매를 홍보할 예정이다.
이우철 제주도 감귤진흥과장은 "감귤 전자경매는 감귤 유통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방안"이라며 "전자경매를 통해 도매시장에 출하할 때보다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으므로 올해는 참여 농가가 아주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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