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유승민, 安 상승세에 속앓이…단일화냐 자강론이냐
洪, 보수층 '전략적 투표심리' 차단 부심…"내가 우파 단일후보"
劉 '스탠딩 TV 토론'으로 역전 노려…단일화 대신 자강론 강조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김승욱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상승세에 속을 끓이고 있다.
이들 범보수 진영의 두 후보는 자신이야말로 '보수의 적자'라고 내세우지만, 정작 보수층 표심의 상당 부분이 안 후보에게 쏠리는 듯한 형국이기 때문이다.
홍 후보와 유 후보 모두 이번 대선판이 과거 어느 때보다 보수·우파 정당에 불리한 상황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정권 교체' 구호가 힘을 얻고 있으며, 그 힘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안 후보에 나뉘어 실려 여론조사에 '양강 구도'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물론 홍 후보는 겉으로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보수층 표심은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가 안 후보에 잠시 머무를 뿐, '4자구도 필승론'에 따라 자신에게 곧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6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운동장이 많이 기울어졌기 때문에 호남 1중대와 2중대가 다투는 건 의미 없다"고 말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대결은 호남의 주도권을 다투는 구도이며, 이런 구도가 전국의 대선 판도로 끝까지 이어지지는 않으리라는 주장인 셈이다.
10% 안팎의 지지율은 보수·우파가 응답을 꺼리기 때문이며,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겹쳐 '컨벤션 효과'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는 게 홍 후보의 판단이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는 우려에 보수층의 전략적 투표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며 "이를 차단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번 주부터 지역 선거대책위원회를 가동해 우파·보수의 지지세를 끌어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유 후보는 더 절박한 상황이다. 컨벤션 효과를 누리기는커녕 2∼3%에 머무르던 지지율은 후보 선출 이후에도 좀처럼 상승할 기미가 없다.
유 후보는 그러나 후보 단일화보다 자강론(自强論)에 기울었다. 보수의 가치를 대변할 인물은 안 후보가 아니라 자신이라는 점을 내세워 홀로 서겠다는 것이다.
유 후보 측은 통화에서 "안 후보는 한 번도 자신이 보수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보수층의 전략적 투표가 "보수층은 물론 나라를 위해서도 좋을 게 없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5자 구도가 확립된 이상 개인의 역량이 지지율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당 후보를 한눈에 비교하는 TV 토론을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보고 있다.
유 후보의 논리정연한 화법과 대북·안보관, 경제 전문가로서의 식견 등은 다른 후보를 압도한다는 게 캠프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전날 안 후보가 문 후보에 요구한 '대본 없는 스탠딩 토론'에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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