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12명 사망' 마을주민 원인 규명·역학조사 촉구(종합)
2012년부터 집단 발병…주민들 "인근 비료공장의 유해물질이 원인"
(익산=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암 환자가 집단 발병한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의 주민들이 신속한 원인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점·장고재·소룡·입남·왈인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시민대책위는 4일 오전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암 발병 원인의 신속한 규명을 위해 익산시와 보건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밝혔다.
주민들에 따르면 45가구 80여 명이 모여 살던 평온했던 장점마을에서 2012년부터 주민 12명이 암으로 숨졌고 현재도 5명이 암 투병 중이다. 폐암, 간암, 위암 등 종류도 다양하다.
암이 집단발병하면서 80여 명이던 주민도 70명 선까지 줄었다.
주민들은 마을에서 300m가량 떨어진 인근 비료제조 공장 '금강농산'을 원인처로 지목했지만 뚜렷한 인과관계가 규명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금강농산 설립 후 심한 악취로 고생하고 인근 저수지에 방류된 폐수가 마을로 유입돼 건강을 심하게 해쳤지만, 시정은 이뤄지지 않고 별 이상이 없다는 통보만 받았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금강농산은 2009년 니켈, 벤젠, 비소 등의 유해물질을 포함한 연초박과 함께 청산가리의 6천 배 독성을 가진 피마자박도 처리하고 있다"며 "이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기로 방출된 물질과 폐수에 건강을 해치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비료공장 설립 초기부터 발생한 극심한 악취, 폐수 등이 주민 건강을 심하게 해치고 있는데 14년이 지나서야 (배출시설과 방지시설 등이) 적발됐다"며 "익산시 지도점검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민관공동대책기구 구성, 환경기초 조사 연구용역, 5개 마을주민의 환경기초 조사를 위한 모발검사, 환경부의 정밀 역학조사, 비료공장 즉각 폐쇄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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