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01.24

  • 20.61
  • 0.83%
코스닥

677.01

  • 3.66
  • 0.54%
1/3

'사드 불똥' 유통업서 제조업으로…업계 '전전긍긍'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사드 불똥' 유통업서 제조업으로…업계 '전전긍긍'

자동차 판매 급감…배터리·수출 제조업 피해 가시화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후폭풍'이 유통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넘어 제조업으로 확산하고 있어 국내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사드 관련 피해는 중국 내 영업이 사실상 마비된 롯데마트 같은 유통·소비재 분야나 한류 관련 산업에 집중됐다. 우리나라 제조업을 직접 겨냥한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가 사실상 별다른 게 없었다.

중국은 내심 사드 피해가 확산하면 양국 제조업에 함께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지만 동시에 우리나라에서 중간재와 부품도 많이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중국 당국의 직접적인 조치와는 별개로 현지 반한(反韓) 감정이 높아지면서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이 번져 제조업으로까지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비관세 장벽으로 인한 제조업 피해도 가시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중국 시장 판매 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2.2%나 급감했다.

중국은 현대·기아차의 최대 시장으로 양사는 지난해 중국에서 글로벌(내수+해외) 판매량의 23.5%, 21.5%에 해당하는 114만2천16대, 65만6대를 각각 판매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최근 중국 시장 부진은 중국 내 한국 제품 불매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 일부 소비자들은 이런 분위기 때문에 한국차 구매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편승한 일부 경쟁 업체들은 악의적인 '사드 마케팅'까지 펼치는 실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일은 어쩔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할 것"이라며 "중국 소비자의 신뢰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 등을 전개할 계획이며 신형 위에동 등 경쟁력 있는 상품을 앞세워 판매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드 논란 전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피해도 가시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에 대해 '모범규준 인증 제도'를 시행했지만 삼성SDI, LG화학 등 한국 업체는 이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 바람에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중국 현지 배터리 업체들이 속속 삼성SDI, LG화학과의 거래를 끊으면서 이들 공장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

이 같은 전기차 배터리 문제는 사드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아직 뚜렷한 진척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지난해 6월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에 신청했다가 탈락한 뒤 5차 심사에 대비해 준비해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5차 심사 신청을 받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베이징기차 등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이 배터리 주문을 끊으면서 SK이노베이션이 중국에 세운 전기자동차 배터리 패킹(packing) 공장은 지난 1월부터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중국 공장 가동에 지장을 받았던 LG화학 등도 배터리 생산 공장을 수출용 등으로 전환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 같은 중국의 '배터리 보복'으로 인해 당초 4월에 출시할 예정이던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의 출시를 1년가량 연기한 바 있다.

가전업계도 중국 대형 전자 유통업체들이 의도적으로 한국산을 들여놓지 않아 매출이 상당히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와 관련한 어려움을 외부에 호소하는 우리 수출 기업이 늘고 있다.

무역협회가 지난달 초 설치한 '대(對)중국 무역 애로 신고센터'에는 이미 104건(89개 업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통관 검역 관련 어려움이 30건으로 가장 많았고 계약 보류·파기와 불매가 각각 28건, 24건으로 뒤를 이었다.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 관련 업체가 많지만 전기·전자, 자동차부품, 기계 등 제조업 분야 신고도 늘고 있다.

한 기계 업체는 "지난해 12월 계약을 마친 건에 대해 중국이 한국 제품이라는 이유로 지난 1월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산업기계 업체 관계자는 "수년간 거래해오던 중국 바이어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특별한 이유 없이 수개월째 수출대금 결제를 지연하고 있다"고 했고, 한 자동차부품 업체 관계자는 "통관 시간이 기존보다 2~5배 더 지연되고 있다. 컨테이너를 열어 모든 제품을 전수조사하는 등 무리한 검역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