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카고 경찰, 성폭행 SNS 생중계 10대 용의자 2명 체포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여고생 집단 성폭행 장면을 소셜미디어로 실시간 중계한 미국 시카고 10대 2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3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찰은 지난달 시카고 서부 론데일 지구의 한 건물에서 또래 여학생(15)을 집단 성폭행하면서 현장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한 용의자 가운데 2명을 구치소에 수감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 약 2주 만인 전날 14세 소년을 용의자로 체포하고 즉심을 거쳐 수감했으며, 이어 이날 두 번째 용의자인 15세 소년이 어머니와 함께 지구 경찰서를 찾아 자수함에 따라 구속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용의자들이 미성년자임을 감안,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두 용의자는 청소년 성폭행 범죄 및 포르노그래피 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경찰은 최소 5~6명이 이 범죄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나머지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담당 수사관은 "가해자 중 한 명이 피해 여학생과 아는 사이"라며 이들이 지난달 19일 피해자를 집 인근의 건물 지하로 유인해 감금한 뒤 범죄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피해 여학생은 사건 발생 이틀 후인 21일 아침, 길거리를 배회하다 발견됐고 가족의 신고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시카고 경찰은 그제야 페이스북 측에 해당 동영상 삭제를 요청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에디 존슨 시카고 경찰청장은 "피해 여학생이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40여 명이 온라인으로 실시간 지켜보았지만, 신고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개탄했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에서 범죄를 목격하고 신고하지 않은 이에게 방임죄 적용이 가능한가 하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법률전문가들은 "미국에서는 폭력 행위를 보게 된 사람이 상황에 개입하거나 경찰에 선고해야 할 어떠한 의무도 없다"고 전했다. 소위 '의무 없음' 원칙으로 불리지만, 예외는 있다.
많은 주에서 공격받고 있는 피해자가 어린이인 경우 반드시 중재에 나서도록 하는 법을 채택하고 있으며 고용주는 종업원에 대해, 교사는 학생에 대해, 배우자는 상호 간에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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