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보좌진도 '완전한 北비핵화'에 의문 제기"
北 작년에 핵무기원료 리튬6 온라인광고…美전문가들 "너무 늦었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좌진 사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CVID) 목표에 대해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NYT는 이번 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시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보면, 미국이 북한 핵무기를 용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보좌관들도 사석에서는 전임 조지 W.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정부에서 만들어진 CVID 목표가 현 시점에서 실현 가능할지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날짜 FT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중국을 향해 일종의 최후통첩성 경고를 했다.
미국 관리들도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해결을 위한 대(對)중국 압박이 미국 정부의 최대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두 미국의 대북 기조가 전임 정부의 연장선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NYT는 북한이 지난해 핵무기 핵심 원료인 '리튬6'를 온라인 광고를 통해 외국에 팔려고 시도한 점을 볼 때, 북한이 발전된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가 되는 것을 막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리튬6를 국영 '청송연합'이 운영하는 위장 회사를 통해 판매하려 했던 것으로, 유엔 대북제재 보고서에 등장했던 내용이다.
"중국 단둥 항에서 6개월에 한 번씩 약 10kg의 고순도 리튬6를 판매한다"는 내용의 온라인 광고가 등장했으며, 광고에 적힌 휴대전화 번호는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의 3등 서기관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NYT는 전했다.
리튬6는 핵무기에 중성자를 집어넣을 때 필요한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데 쓰이며, 이 삼중수소가 핵폭발의 위력을 1천 배 가량 높여 소량의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으로도 핵폭탄을 만들 수 있게 한다.
NYT는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실험은 북한이 현재 핵무기 보유국이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이클 모렐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은 지난주 '사이퍼 브리프'라는 웹사이트에 올린 기고문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정책 목표를 바꿔야 한다. 북한이 절대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미국 내 북한 전문가 2명도 한반도 비핵화 구상을 포기하고, 이제는 전쟁 억지에 대한 옛 개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들은 "미 정부는 이것(비핵화 구상)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애초 정책 입안 단계에서 빚어진 핵심적인 실책"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협상의 궁극 목표이긴 하지만 단기간에 달성될 것이라는 전망은 전혀 없다"며 북한에 제재와 협상을 병행하는 '두 트랙' 전략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quinte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