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심판 수준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 일침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최인영 기자 = "오늘은 농담도 못 하겠네요."
박기원(66) 대한항공 감독은 '농담'으로 준우승을 아쉬움을 달래려 했다.
그러나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박 감독은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판 3승제) 5차전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해 준우승에 그친 뒤 "모든 배구인이 대한항공이 우승한다고 했는데 예상이 빗나가게 해서 정말 죄송하다"라고 했다.
특유의 위트를 담은 패장의 첫 마디였다.
하지만 더는 농담이 나오지 않았다.
박 감독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농담할 마음도 생기지 않네요"라고 말했다. 동시에 표정이 굳었다.
그는 "현대캐피탈 우승을 축하한다. 챔프전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실력에서 앞섰다"고 상대를 예우하며 "특히 오늘 5차전에서 현대캐피탈 수비는 신기에 가까웠다. 우리 공격 루트는 너무 단순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우승팀이다. 챔프전에서 2승 3패로 패했지만,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해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V리그를 정말 잘 치렀다. 내가 오래 감독을 했는데 이번 시즌처럼 시간이 빨리 가고, 즐긴 적이 없었다"며 "내가 준비한 것보다 우리 선수들이 잘해줘서 나는 정말 즐기면서 V리그를 치렀다"고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대한항공에 와서 자율적인 프로 문화를 정착하려고 했는데, 성공했다고 자부한다. 한국에서는 지도자와 선수가 대화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았는데 그 부분도 해소했다"며 이번 시즌의 의의를 설명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탈리아, 이란에서 감독으로 활동하고 국가대표를 오래 맡은 베테랑 사령탑이지만 한국에서는 우승한 적이 없다.
그 아쉬움은 다음 시즌으로 넘긴다.
박 감독은 "이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빨리 다음 시즌을 준비해서 내년에는 우승 트로피를 들겠다"고 했다.
박기원 감독은 심판 판정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냈다.
그는 "이번 시즌 V리그 심판 수준은 재고할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심각하게 생각할 문제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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