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불확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렇게 확실한 감정은 일생에 단 한 번만 오는 거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요."(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중)
소설과 영화로 큰 인기를 끈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뮤지컬로 한국 초연된다. 오는 1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을 앞두고 있다.
아이오와주의 한 마을에서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고 있던 주부 '프란체스카'와 촬영차 마을을 찾은 자유분방한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
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연습실을 공개한 김태형 연출은 "무대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작품이 가진 아름다움을 드러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연습실에서는 대표 넘버 '단 한 번의 순간'을 포함해 총 9곡의 시연이 이뤄졌다.
뮤지컬 특유의 극적이면서도 압도적인 성량을 자랑해야 하는 곡들과는 다른, 감성적이면서 섬세한 노래들이 이어졌다.
주연으로 캐스팅된 뮤지컬 배우 박은태와 옥주현이 주요 넘버들을 매끄럽게 소화했다. 이들은 원캐스트(한 배역에 한 명의 배우만 출연)로 남녀 주인공을 연기한다.
실제 원작 속 캐릭터들은 40~50대 중년의 남녀로 설정돼 있다. 영화에서도 중년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리프가 이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작품의 큰 줄거리가 주인공들이 나흘간의 격정적인 사랑의 추억에 의지하며 여생을 사는 내용인 만큼 '젊은' 두 배우가 이번 역과 다소 안 어울린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연출은 "실제 나이보다는 캐릭터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삶의 외로움, 사라졌던 로맨스와 그에 대한 열정 등을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는지, 어려운 노래들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했을 때 이들만이 제 선택지였다"고 설명했다.
옥주현과 박은태도 "큰 도전인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은태는 "그간 강렬하고 극적인 인물을 주로 연기했는데, 로버트 킨케이드는 현실에서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인물"이라며 "연기적인 측면에서 관객들과 더 교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옥주현도 "그 어느 때보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며 "실제 제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자연스럽고 섬세하게 인물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무대도 미니멀하면서도 감성적인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출은 "무대의 모든 장면이 사진 속 한 장면, 그림 한 점처럼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영화에서는 메릴 스트리프의 떨리는 손 연기를 클로즈업해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저희는 무대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문법으로 이들의 사랑을 펼쳐낼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6월 18일까지 이어진다. 티켓 가격은 5만~1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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