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 사퇴시점 논란…洪 '9일 사퇴론'에 野 "꼼수"
洪, '줄사퇴 혼란·300억 선거비용' 들어 기존 입장 재확인
민주당 "헌법파괴…후보자격정지 가처분", 정의당 "꼼수사퇴 천명"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홍지인 기자 =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의 사퇴 시점을 둘러싼 논란이 본선의 길목에서 다시 불붙고 있다.
홍 후보가 여러 차례 공언한 대로 오는 9일 사퇴해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지만, 야권에서는 "꼼수 사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쟁점화를 시도했다.
홍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후보자 인터뷰에서 "도지사직 사퇴는 4월 9일에 하려고 한다. 9일에 하게 되면 법률상으로 그날 밤 12시에 사퇴가 된다"고 밝혔다.
공직자 사퇴시한 마감일인 9일은 일요일이어서 이날 사퇴하고 지사 권한대행이 다음날 선거관리위원회에 사임 통보를 하게 되면 경남지사 보궐선거는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치러지지 않는다.
이를 두고 '도지사직에 연연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홍 후보는 지역언론인들과의 인터뷰에서 적극 진화에 나섰다.
그는 "도지사 보궐선거를 하려면 시장·군수들 중 도지사 나오려는 분들이 사퇴하고, 그 자리에 출마하기 위해 도의원들이 줄사퇴하고, 도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또 사퇴를 하게 된다"며 "한 사람만 사퇴하면 되는 게 아니라 불과 1년 남은 도지사를 하려고 줄사퇴 혼란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경남도 채무를 다 갚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줄사퇴한 지방선거를 다 하려면 거기에 300억원이 필요하다. 국고로 지원되는 게 아니라 경남도에서 나와야 하는 돈"이라며 비용 문제를 들었다.
홍 후보는 또 "제가 없는 동안 경남도 주요정책을 다 결정해놨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권한대행이 해도 도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요 결정을 미리 다 해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혁규·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사퇴한 지 하루 이틀 뒤 선관위에 통보한 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의 공격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정영훈 경남도당위원장은 이날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2당의 대선 후보가 되고서도 도지사 보궐선거가 없다는 홍 지사의 주장은 꼼수를 넘어 헌법을 부정하는 언행이자 헌법파괴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정 위원장은 "도지사 권한대행이 될 행정부지사 역시 헌법파괴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사퇴 절차를 처리해야 한다"며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4월9일 24시간 비상대기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홍 후보의 지사직 사퇴를 당일 처리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그러면서 "홍 지사가 끝내 헌법파괴식 도지사 사퇴행위를 강행할 경우 홍 지사가 대통령 후보 등록을 하더라도 후보등록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며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 자격정지 가처분' 등 필요한 모든 법적, 정치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 문제에 대해 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지난달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헌법과 지방자치, 공직선거법을 동시다발적으로 무력화시키는 반(反)법치주의 꼼수"라고 비난한 바 있다.
정의당도 이날 김종대 원내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 "공당의 대선후보가 '꼼수 사퇴'를 천명한 셈"이라면서 "중앙선관위는 홍 지사의 행위가 공정한 것인지, 민주적인 선거제도에 따른 것인지를 철저히 따져보라. 위법과 편법 여부 또한 가려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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