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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블랙리스트 책임 묻겠다…예술계 사드 피해 조사해야"(종합)

문화계 30여명 文 지지선언…원수연·윤태호·김은숙 작가 등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유린한 국가폭력"이라며 "이로 인해 잘못된 문화정책을 똑바로 잡고 진실을 규명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대학로에서 열린 '문재인, 문화예술 비전을 듣다' 행사에 참석해 "국가재정을 도구로 국민이 향유할 문화 권리를 막았다. 다시는 이와 같은 범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1만여 명 가운데 7천 명 이상이 지난 대선 등에서 저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고통을 겪었다. 분노를 느끼면서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는 패배하지 말아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두 사람만 책임을 묻고 있는데,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많은 관련자에게 책임을 확실히 묻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내 배치로 문화산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에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며 "중국이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문화예술인 활동에 대해 보복조치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정부도 이를 수수방관한다면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드 피해를 정부가 적극 조사해서 지원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문화예술계에서도 피해 사례를 신고받아 제대로 조사를 해야 한다. 새 정부가 이런 피해에 대해 지원을 해주고,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드배치 찬반에 대해서는 "여러 번 입장을 밝혔지만, 정부가 서두르는 것이 굉장히 많은 부작용을 않고 있다"며 "다음 정부가 외교적 카드로 사용하게끔 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화예술 정책의 기본방향도 설명했다.

그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반드시 지키겠다"며 "예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영화의 경우 특정 대기업이 배급뿐 아니라 극장도 장악하고 제작까지 겸하고 있다. 이 부분을 확실히 바로잡고 담합과 독과점에 대해 확실히 규제하겠다"며 "공정위에 문화예술 분야의 불공정거래를 전담하는 부서를 두겠다"고 밝혔다.

음악 산업에 대해서도 "음악인들에게 수입이 돌아가지 않고 유통업체만 배 불리는 구조가 된 것 같다. 음악인이 직접 음원 가격을 제시하고 유통업체가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음악인이 단체를 만들어 협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백범 김구 선생 말씀처럼 정말 아름답고 부강한 나라는 군사력 경제보다 문화가 융성한 나라인데, 그동안 우리 정부가 뒷받침을 제대로 못 했다"며 "정권교체 이후에 문화가 발전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문화·예술계 인사 30여 명의 지지 선언도 이어졌다.

여기에는 원수연 웹툰협회 회장, '미생'을 그린 윤태호 작가, 문화평론가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 안도현 시인, 드라마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 한철희 돌베게 출판사 대표, 김혜경 푸른숲 출판사 대표, 기타리스트 신대철 씨, 가수 리아 등이 참여했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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