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성장·통합'…野주자들, '朴구속후' 어젠다 경쟁
문재인측 '개혁·정권교체' 기조 유지…안철수측 '경제·4차산업혁명' 집중
안희정측 '갈등 축소·건설적 대안'…이재명 측 '적폐청산·공정국가'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서혜림 박수윤 기자 = 야권 대선주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된 이후 새로운 의제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저마다 차별화된 화두를 던지며 유동성이 높아지는 본선국면의 주도권을 거머쥐려는 고도의 '어젠다 세팅(의제설정)' 경쟁이 불붙은 것이다.
일단 선두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광장의 촛불민심이 외쳐온 정권교체와 개혁, 적폐청산의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확실시되는 안철수 전 대표는 경제성장 이슈를 선점하고, 민주당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갈등 해소와 통합을 위한 정치적 리더십을 부각할 계획이다.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개혁은 정권교체로부터 이뤄진다는 큰 기조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이 됐다고 적폐를 만들어온 시스템이 청산된 것이 아니며,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한 데 모을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출범시켜야 미래를 제대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데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다.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대변인은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가 주장하는 적폐청산이 사람이나 세력에 대한 청산이 아니라 적폐를 만들었던 대한민국의 시스템의 청산"이라면서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고 해서 그 개혁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합은 개혁을 제대로 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과제"라면서 "원칙있는 통합으로 국민을 모으는 것은 적폐청산와 상호 모순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각 당의 본선후보가 확정되면 '먹고 사는 문제'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 구속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대선 주자들에게 본격적으로 경제성장 비전이 요구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안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교육제도 개편안, 전문가 10만명 양성 및 창업금융 육성방안을 일찌감치 제시하며 경제 어젠다 선점에 공을 들였다.
경선 과정에서는 내내 "안철수의 시간이 오고 있다. 이제는 '더 좋은' 정권교체를 선택할 때"라고 외치며 문 전 대표에 대한 비교우위를 강조했다.
안 전 대표 캠프 핵심관계자는 "4월 중순이 지나면 경제문제가 가장 커질 것"이라며 "이미 국민의당이 제일 먼저 얘기했던 4차 산업혁명을 진보·보수 모두 말하고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5개 정당 후보 중 경제에 가장 강점이 있는 분이 안 전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라며 "누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상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
갈등을 증폭시키고 의회와 대립한 대통령으로 인해 국민이 입은 피해와 상처를 지적하면서, 차기 대통령은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갈등을 축소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에서 국민은 새로운 국가의 미래에 대해 더욱 더 질문을 할 것"이라면서 "진보·보수의 진영논리를 깼을 때 어떤 변화가 있을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가 하려는 대통령의 역할은 의회와 정당 지도자들과 열린 자세로 수시로 대화하며 건설적인 대안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소모적인 논쟁과 감정싸움으로 생기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리더가 누군지 선택해 달라고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박 전 대통령 구속 이후에도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건설'이라는 기존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이를 위한 '진짜 정권교체'의 최적임자임을 계속해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박 전 대통령을 처벌하는 것이 촛불민심에 부합하는 것인 만큼, 각 후보 진영의 유불리에 따라 입장을 바꿔서는 안된다는 이 시장 측의 판단이 깔렸다.
또 박 전 대통령 구속 직후 치러진 영남권 순회경선에서 이 시장이 안 지사를 제치고 예상 밖의 2위로 선전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작년 말 탄핵정국 이후 적폐청산에 대한 일관된 메시지를 던진데 따른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 시장 캠프 대변인인 김병욱 의원은 "박 전 대통령 구속 사안을 정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면서 "적폐청산을 일관되게 외쳐온 이 시장의 기조가 젊고 진보적인 당내 지지층에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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