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潘특사론' 속뜻은…'협치 수권능력' 부각해 '文넘기'
외연 확대로 당 인재풀 한계 극복…중도보수·충청민심 공략
"비문정서 기대 선거치를 수 없다…콘텐츠·국정능력 알릴 것"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예사롭지 않은 안풍(安風)을 일으키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손을 내밀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31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 집권 시 반 전 총장을 외교특사로 삼아 미국, 중국, 일본 정부와 소통해 외교적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협상의 틀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안 전 대표가 올해 초 제3 지대를 놓고 주도권 경쟁을 벌였던 반 전 총장 끌어안기를 통해 외연 확대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도 이런 시도에 대해 '협치 미리 보여주기'라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가 '대선 전 연대론'에 맞서 '대선 후 협치론'을 강조해온 만큼 외교 분야의 협치 모델을 국민에게 먼저 제시해 자신의 수권능력을 부각하겠다는 뜻이다.
국회에서 과반 정당이 없는 만큼 대선 후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협치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가운데 안 전 대표는 집권 후 협치 방식에 대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라고 안 전 대표측은 전했다.
특히 국민의당이 39석에 불과하고 인적 자원의 한계가 약점으로 지목되는 만큼,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 인재를 등용해야 국정운영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안 전 대표의 '협치 로드맵' 구상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양자 대결 구도까지 계산에 넣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안철수 양자 구도가 형성되더라도 진보진영에서 단단한 대세론을 형성한 문 전 대표를 뛰어넘기 위해선 '국정운영 능력과 비전'으로 중도·보수층의 표심을 끌어 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31일 통화에서 "비문 정서에 기댄 구도로 선거를 치를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면서 "안 전 대표의 강점인 콘텐츠와 미래 비전을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알려 나가면서 협치를 통한 국정운영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각해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외교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안 전 대표가 대선 후 협치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점차 보여줄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위기를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역량과 의지를 가진 인물이라면 정파와 이념을 가릴 필요가 없이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반기문 끌어안기' 시도는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중도·보수층, 충청권 민심까지 자연스럽게 흡수해나가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 지지모임인 '반딧불이 국민포럼'은 조만간 안 전 대표 지지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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